광주 경찰관 아내 토막 살해 사건 전모

동아일보 입력 2010-09-20 14:14수정 2010-09-20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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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에서 경찰 간부가 자신의 아내를 토막 살해한 뒤 유기한 사건의 전모가 드러나면서 경찰 내부는 물론 시민들까지 충격에 휩싸이고 있다.

●사건 개요=광주 서부경찰서 모 지구대 김모(57) 경위는 16일 오전 2시 30분 경 서구 금호동 자신의 집에서 말다툼을 벌이다 아내 백모(43) 씨를 목 졸라 살해했다.

김 경위는 같은 날 오전 9시 경부터 4시간 동안 욕조에 보관된 아내의 시신을 여러 개로 토막을 낸 뒤 비닐봉지 13개에 나눠 담았고 밤부터 이튿날 새벽까지 금호동, 풍암동 일대에 내다 버렸다고 진술했다.

살해된 백 씨의 시신 일부는 20일 오전 서구 풍암 저수지에서 검은색 가방에 담긴 채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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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이날 오후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살해 동기=경찰은 김 경위의 자백을 근거로 "평소 가정불화로 부부싸움이 잦았고 부부싸움 도중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목을 졸라 살해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김 경위는 경찰에서 "최근 아내가 자주 외박을 하고 늦게 귀가해 자주 부부싸움을 했고, 이날도 술을 마시고 늦게 귀가한 아내와 말다툼을 하다 반항하자 목 졸라 살해했다"고 밝혔다.

18년 전 재혼한 이들 부부는 지난 8월부터 이혼 소송을 진행 중이었으며, 슬하의 9살짜리 딸은 함께 살고, 백 씨의 친자식인 딸(23)은 청주에서 따로 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폐 기도=김 경위는 아내의 시신을 욕조에 보관하고 딸(9)이 학교에 간 사이 4시간 여에 걸쳐 토막 냈으며 사체를 저수지에 유기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김 경위는 또 범행 다음날 태연하게 출근해 근무를 마쳤으며 오후에는 "아내가 부부싸움을 하고 가출했다"고 경찰에 신고까지 하는 대범함을 보였다.

그는 경찰이 아내의 가출을 의심하지 않도록 아내의 승용차를 아내가 경영하는 옷가게로 옮겨놨으며, 가출인 신고 후에도 매장에 전화를 걸어 아내의 소식을 묻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아내가 술을 마시고 집에 돌아온 것처럼 하려고 아내의 휴대전화를 광주 서구 모 사찰 인근에 버린 것으로 밝혀졌다.

김 경위는 이후 조사과정에서도 "아빠가 처벌받을 수도 있으니 엄마를 못 봤다고 말하라"고 딸에게 강요까지 했고, 김 경위의 강요로 딸은 진술을 번복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동료 경찰. 시민 충격=최근 소속 경찰관들의 잇따른 자살에 이어 경찰 간부가 아내를 엽기적으로 살해하는 사건까지 터지면서 광주경찰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 경찰관은 "추석 명절을 앞두고 경찰의 명예와 관련된 이런 일이 터지자 고향에 가서 얼굴을 들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특히, 이번 경찰관 아내 토막 살해 사건이나 자살 대부분이 가정불화나 이성 문제가 직접적인 동기로 알려지면서 일부 경찰관들이 과중한 업무에 사생활 고충까지 겹치면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시민들도 경찰관이 스릴러 영화에나 나올 법한 잔혹한 범행을 저질렀다는 데 대해 혀를 내두르면서 이번 일로 지역에 대한 이미지가 훼손되지는 않을까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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