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딸 투신자살케 한 폭력남편 넉달만에 들통

동아일보 입력 2010-09-16 11:04수정 2010-09-16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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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상습적인 가정폭력을 견디지 못한 아내가 5살짜리 딸과 바다에 투신자살한 사건의 전모가 영원히 묻힐 뻔했다가 아내의 유서가 뒤늦게 발견되면서 드러났다.

경기 안양동안경찰서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최모씨(42·회사원)를 구속했다고 1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는 2002년 2월 이혼해 전 남편과의 사이에 딸(9)을 두고 있던 이모 씨(38)와 2005년 1월 결혼했다.

이씨가 전 남편으로부터 위자료를 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최씨는 결혼하고 나서 태도가 돌변해 수시로 때리고 돈을 달라며 이씨에게 행패를 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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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도 이씨는 최씨와 사이에서 딸(5)과 아들(3)을 낳았고, 최씨는 의붓딸(9)을 포함해 세 자녀와 아내를 책임지는 다섯 식구의 가장이 됐다.

그러나 최씨의 가정 폭력은 계속됐다.

최씨는 2008년 3월 25일 오후 5시경 군포시 집에서 돈 문제로 부부싸움을 하다가 이씨의 무릎을 찔러 전치 3주의 상처를 입히는 등 이씨와 의붓딸에게 상습적으로 폭력을 휘두른 것으로 경찰 조사결과 드러났다.

남편의 폭력을 견디지 못한 이씨는 별거하기로 하고 지난 4월 초 두 딸과 함께 전남 해남에 있는 친정집으로 내려갔다.

이씨는 그러나 한 달이 지난 5월 14일 낮 12시40분경 최씨와 사이에서 낳은 5살짜리 딸과 함께 전남 진도대교에서 바다로 투신해 숨졌다.

숨진 이씨와 함께 현금 700여만원이 들어 있는 이씨의 손가방도 발견됐다.

정확한 동기가 밝혀지지 않던 이씨 모녀의 투신자살 사건은 뒤늦게 이씨가 A4용지 23장 분량으로 남긴 유서가 발견되면서 풀렸다.

지난 7월 해남 친정집 장롱에서 가족들이 발견한 유서에는 '남편이 수시로 돈 내놓으라며 때려 못살겠다. 월급도 제대로 안 갖다주고 내 카드까지 써 신용불량자를 만들려 한다. 생을 마감하려 하니 남편 최○○를 엄벌해달라'고 적혀 있었다.

이씨는 유서와 함께 2년 전 남편이 휘두른 흉기에 다쳐 치료받던 때의 병원진단서와 진료기록도 남겼다.

경찰은 가정 폭력과 경제적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이씨가 딸과 투신자살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지난 12일 주거지에서 최씨를 체포한 뒤 14일 구속했다.

최씨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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