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억 명품녀’ 허풍방송? 조작방송?

동아일보 입력 2010-09-11 03:00수정 2010-09-1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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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자측 “대본대로 읽었다”… 케이블TV “대본 자체가 없었다”
수억 원대의 명품을 걸치고 있다고 방송에서 공개해 이른바 ‘명품녀’ 논란을 일으킨 김모 씨(24·여·사진) 파문이 국세청의 조사 방침 천명을 계기로 방송 조작 여부를 둘러싼 진위 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김 씨는 7일 케이블TV Mnet의 한 프로그램에서 “직업은 없고 부모가 준 용돈을 받아 명품 생활을 유지한다. 지금 몸에 걸치고 있는 것만 4억, 타고 다니는 승용차는 3억 원”이라고 말해 온·오프라인에서 논란을 촉발시켰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 씨는 10일 국회에서 이현동 국세청장이 증여세 탈루 여부 조사 방침을 밝힌 뒤 주변 인사를 통해 “방송사가 마련한 대본대로 읽었다”며 방송 내용의 상당 부분이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연합뉴스는 또 김 씨의 친부모는 재산이 좀 있긴 하지만 김 씨가 방송에서 밝힌 대로 수십억 원의 용돈을 줄 정도의 재력가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올해 24세인 김 씨는 유부녀로, 남편은 전문직에 종사하는 봉급생활자이며 호화로운 생활을 하는 사람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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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씨는 방송에서 밝힌 대로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살고 있으나 남편 이름으로 등기된 집은 40평대 연립주택으로 호화스럽지 않고, 근처에 있는 친정집도 사치스러운 고급주택은 아니라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김 씨 측이 “방송사가 준 각본대로 읽었다”고 주장한 데 대해 Mnet 박경수 홍보팀장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짜여진 대본은 없었다. 대본대로 하라고 한 적이 없고, 대본 자체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박 팀장은 “제작진이 일본에 체류 중인 김 씨와 통화해 ‘대본대로 읽었다는 얘기를 지인들에게 한 일이 없으며 방송에서 말한 것은 사실’이라는 답변을 받아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김 씨의 사치생활 논란은 방송사가 조작방송을 했는지, 아니면 무책임한 출연자가 과장해서 떠벌린 얘기가 아무 검증 없이 전파를 탄 해프닝인지가 밝혀져야 할 단계에 접어들었다. 만약 방송사가 의도적으로 대본을 만든 것으로 밝혀질 경우 그동안 사실상 방치돼 온 일부 방송사들의 무책임한 방송 행태에 대한 사회적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또 출연자의 과장이었다고 해도 방송사의 부실검증 문제가 도마에 오르게 됐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이날 방송의 사실 여부에 대한 심의에 착수했다. 김 씨는 금명간 귀국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명품녀 논란’과 관련해 10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민주당 이용섭 의원은 “김 씨 사연은 어렵고 힘든 서민에게 상실감과 상대적 박탈감을 주고 있다. 부모가 준 용돈으로 수억 원짜리 명품을 사고 입는다면 달리 봐야 한다”며 세무조사를 요구했다. 이에 이 국세청장은 “발언 사실 여부 등을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지만 불법 증여 사실이 확인될 경우 엄정하게 조사해서 처리하겠다”고 답변했다.

현행 세법상 자녀에 대한 증여세 비과세 한도는 성인의 경우 3000만 원, 미성년자의 경우엔 1500만 원이다. 부모가 자녀에게 주는 용돈과 생활비의 경우 세금을 부과하지 않지만 (면세되는 용돈과 생활비는) 사회통념상 인정하는 범위에 국한되어야 한다고 돼 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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