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테이션]국새가 이 모양인데 국운인들….

동아일보 입력 2010-09-06 17:00수정 2010-09-0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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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제균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9월 6일 동아 뉴스 스테이션입니다.
국권을 상징하는 국새를 둘러싸고 황당한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구가인 앵커) 국새를 둘러싼 의혹이 경찰 조사 결과 사실로 드러나자 시민들도 어이가 없다는 반응입니다. 사건의 전말에 대해 들어보겠습니다. 사회부 박진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박 앵커) 박 기자, 먼저 이번 사건을 정리해주시죠.

(박진우 기자) 네. 이번 사건은 당시 국새제작단장 민홍규 씨와 함께 국새제작단에서 일 했던 장인 이창수가 제작과정에 대해 폭로하면서부터 불거지기 시작했습니다.
이 씨가 폭로한 문제는 모두 세 가지입니다. 우선 국새가 애초 계약했던 것과 달리 전통 방식이 아닌 현대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이 과정에서 민 씨가 국새를 만들고 남은 금을 횡령했다. 그리고 민 씨가 횡령한 금으로 금도장을 만들어 정관계 인사들에게 로비를 했다는 겁니다.
논란이 확산되자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는데요. 조사 결과 민 씨는 국새를 제작하는 원천기술을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동안 민 씨는 진흙으로 거푸집을 만들어 경남 산청의 대왕가마에서 굽는 전통 방식으로 국새를 만들었다고 주장했는데요. 이와 달리 경찰은 지금의 국새가 경기 이천의 민 씨 작업장에서 실리콘 거푸집과 석고를 이용해 현대적 방법을 통해 만들어졌다고 밝혔습니다. 또 민 씨가 제작 과정에서 남은 금 1.2kg을 횡령한 사실도 찾아냈습니다. 경찰은 지난 5일 민 씨에 대해 사기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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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앵커) 민 씨가 40억짜리 가짜 다이아몬드 옥새를 전시했다는 사실도 추가로 드러났죠?

(박 기자) 그렇습니다. 민 씨가 지난해 초 서울의 한 백화점에서 다이아몬드 봉황 국새 전시회를 했는데요. 당시 전시했던 40억원짜리 다이아몬드 국새가 사실은 인조 다이아몬드와 황동 등으로 만들어진 시가 200만원 짜리였다는 겁니다.
또 동아일보의 취재 결과 민 씨가 이 국새를 2006년에도 같은 장소에서 전시한 사실도 추가로 밝혀졌는데요. 당시 민 씨는 이 국새 전시회로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는 '올해의 예술상' 전통문화 부분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박 앵커) 참 어처구니없는 일인데요. 민 씨는 어떤 사람이고,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겁니까.

(박 기자)민 씨는 1990년대부터 이천에 작업장을 두고 조선시대 옥새 복원작업을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우리나라에 국새와 관련된 정보가 거의 남아있지 않은 상황에서 그의 작업은 2000년대 초부터 언론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이름도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민 씨는 평소 대한민국의 1대 국새 제작자가 석불 정기호 선생이며 자신이 그의 유일한 계승자라고 주장해왔습니다. 이를 근거로 2006년 말 4대 국새 제작자로 선정되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경찰조사 결과 민씨는 국새 제작 권위자로 인정받기 위해 석불의 회고록 내용을 조작해 석불을 1대 국새 제작자로, 자신을 그의 후계자로 치장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구 앵커) 기막힌 일인데요, 정부의 책임도 묻지 않을 수 없겠는데요.

(박 기자) 그렇습니다. 국새 파문은 기본적으로 민 씨의 작업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은 행정안전부의 책임이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애초 전문가들은 민 씨의 전통 국새 제작 방식에 대해 구체적 검증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는데요. 행안부는 이 같은 의견을 묵살했습니다. 또 제작 과정에서 민 씨와 제작 단원 간에 제작 방식을 갖고 논란이 일었지만 이 역시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행안부가 관리감독만 철저히 했더라도 이번 사건을 사전에 막을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선 철저한 감사와 책임자 문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박 앵커) 문제가 된 국새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박 기자) 그 부분에 대해 정부도 고심하고 있습니다. 국새 제작을 담당했던 행정안전부는 일단 현 국새가 국민 여론을 반영해 제작됐기 때문에 당장 교체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국민 여론은 물론 정부 내에서도 정당성을 상실한 국새를 계속 사용하는 것은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 만큼 다시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힘을 얻고 있는데요. 이 때문에 국새를 다시 만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구 앵커) 만약에 다시 만든다면 다시 어떻게 만들어야 하죠?

(박 기자) 학계에서도 이 부분을 두고 여러 말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우선 지금 국새가 정통성이 없는 것으로 판명 났기 때문에 다시 전통적인 방식으로 제작해야 한다는 게 다수의 의견입니다. 옛 문헌들을 면밀하게 조사해서 철저하게 고증을 거쳐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굳이 전통방식을 고수해야 하느냐는 의견도 있습니다. 국새란 제작방식과 상관없이 시대를 상징하는 것인 만큼 현대기술을 이용해 국새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외에도 내부 균열이 일어나 사용이 중지된 3대 국새를 보강해 다시 사용해야 한다는 의견과, 디지털 시대인 만큼 아예 국새를 없애자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박 앵커) 나라도 안팎으로 어수선한데, 국새까지 이 모양이니…. 뭐라고 할 말이 없네요. 박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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