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스터디]“이젠 유형별 수학풀이 넘어서자” 창의력 해법 훈련을

동아일보 입력 2010-09-06 03:00수정 2010-09-0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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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시매쓰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는데 유치원생으로 보이는 아이가 고사리 손으로 엄마 치맛자락을 당기며 묻는다.

“엄마, 공부는 왜 해?”

“응, 솔이가 커서 훌륭한 사람이 되려고 하는 거지.”

누구나 어렸을 적에 한번쯤 부모와 이런 대화를 나눠 봤을 것이다. 만약 중고등학생이 이런 질문을 했다면? 아마도 많은 부모가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서’라고 대답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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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교육과정은 창의적인 인재를 기르는 데 목적이 있다. 하지만 교육현실은 그렇지 않다. 대부분 부모의 최대 관심사는 자녀를 좋은 대학에 보내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런 영향 때문일까. 수학 문제집 중에서는 유형별 문제집이 학생과 학부모 사이에서 유독 인기를 끌고 있다. 유형별 문제집은 문제를 내용이나 형태에 따라 분류하고 풀이 방법을 정형화한 문제집을 말한다.

1994학년도에 ‘사고력 중심의 학업 능력을 측정한다’는 취지 아래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처음 도입됐다. 대학입학학력고사가 새로운 형태의 시험으로 변하는 과정에서 유형별 학습자료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유형별 문제풀이 학습방식은 성적을 끌어올리는 데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형별 문제풀이 학습방식의 문제점도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수학 학습의 근본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측면이 있다고 판단됐기 때문이다.

수학은 수학적 사고 과정을 거쳐 논리적·합리적·창의적인 사고의 확대를 꾀하는 교과이다. 따라서 수학적 개념, 원리, 법칙에 관한 지식을 습득하는 것만큼 수학적 사고능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유형별 문제풀이 학습방식은 정형화된 방법으로 문제를 풀기 때문에 수학적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비슷한 개념을 다룬 문제를 조금만 바꿔도 학생들이 틀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주관하는 학업성취도 국제비교연구(PISA)에서 우리나라 학생들의 수학 성취도는 OECD 국가 30개국, 비OECD 국가 27개국 중에서 1∼4위에 속했다. 하지만 학습 시간당 점수로 산출하면 49위에 머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수학 학습에 있어 문제풀이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우리나라 학생들의 수학 학습 방법에 문제가 있음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런 문제점을 극복하고자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역량 중심의 교육과정을 강조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에서 확대 실시하는 서술형 평가의 취지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자녀가 초등학생이라면 주어진 문제에 대한 한 가지 정답만을 요구하기보단 다양한 방법으로 문제를 풀어보면서 생각을 발전시키도록 지도하는 것이 좋다. 부모는 아이의 수학적인 창의성을 자극해 아이가 독창적인 생각을 하도록 이끌어야 한다. 10가지 유형으로 10가지 문제를 푸는 것이 아닌, 10가지 수학적 지식과 10가지 문제 해결 전략으로 100가지의 문제를 풀 수 있는 수학적 역량을 꾸준히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김민식 시매쓰수학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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