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피해 병사 끝내 탈영병으로

동아일보 입력 2010-09-02 03:00수정 2010-09-02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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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복귀 않은 채 민간서 치료… 해병대 “군무이탈자로 처리” 소속 부대 참모장에게 성추행을 당한 뒤 심한 외상 후 장애 증상에 시달려 민간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이모 상병(22)이 끝내 군무이탈자(탈영병)로 처리됐다.

▶본보 8월 26일자 A12면 참조
성추행 당한 병사 민간치료중 복귀강요


해병대사령부는 1일 국가인권위원회에 “이 상병이 부대에 복귀한 뒤 국군수도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는 의견을 통보했다. 해병대사령부는 이 상병이 외부 진료를 받은 기간(42일)을 휴가로 처리해 왔으며, 휴가가 끝나는 1일 오후 8시까지 이 상병이 복귀하지 않아 휴가 미복귀자로 처리했다고 밝혔다.

이 상병의 보호자 안모 씨(56)는 “현 상태로 부대에 복귀하면 (이 상병이) 자살을 기도할 수도 있다”며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부대 복귀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실제 이 상병은 군복이나 인식표 등 군 관련 물품만 봐도 발작을 일으킬 정도로 극심한 외상 후 장애 증상을 보이고 있다. 이 상병의 주치의는 “증상이 매우 심해 심리 치료를 할 수 없는 상태”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해병대가 이 상병 체포를 강행할 경우 막을 방법은 없는 상황이다. 변호를 맡고 있는 법무법인 태평양 측은 “군무이탈자 체포는 적법한 과정에 따라 이뤄지는 절차”라고 설명했다. 다만 군 당국은 “이 상병을 체포할 계획은 없다”며 “필요하면 수도병원 복귀 후 진단 절차를 거쳐 외부 위탁 진료를 의뢰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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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군인권센터 측은 이날 ‘부대 복귀 후 치료’ 견해를 고수하고 있는 해병대 측 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군인권센터는 “해병대가 겉으로는 ‘이 상병을 최대한 배려하고 있다’고 하면서 실제로 그런 행동은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변호인 측도 “군 법무관들이 외부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군 당국을 설득하는 등 취할 수 있는 조치가 많을 텐데 이런 움직임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한편 국가인권위원회는 이날 긴급 상임위원회를 열어 이 상병이 민간 위탁병원에서 계속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필요한 조처를 취하라고 국방부 장관에게 권고했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청소년들을 위한 해병대 여름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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