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불법 현수막이 이웃 돕는 ‘사랑의 쌀’로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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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구 年9000개 수거…농가 잡초 방지용 등 제공
농협선 10kg 200포 답례

거리의 흉물 폐현수막이 불우이웃을 돕는 쌀로 변신했다. 이런 ‘마술’은 25일 서울 송파구청의 물품보관소에서 펼쳐졌다. 마술은 송파구가 연간 9000개에 이르는 불법 현수막을 수거하면서 시작됐다.

송파구는 엄청난 양의 현수막을 처리하기 곤란해 앞치마나 장바구니로 만들어 재활용하는 방안을 2008년부터 추진했다. 주부단체나 학교에 일상소품을 만드는 재료로 공급했지만 수거된 양의 25% 수준에 머물렀다. 그러던 중 지난해부터 강원 홍천군 등지의 농가에 수거한 현수막을 보내 잡초 방지용이나 보온용 덮개로 활용하도록 하면서 효과가 커지고 있다. 현수막 1개 크기의 보온덮개를 구입하려면 1만 원가량 들기 때문에 농가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고 송파구는 보관 장소가 부족한 문제점을 해결하게 됐다. 현수막은 비바람에도 쉽게 훼손되지 않아 멧돼지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는 논밭 울타리용으로도 효과가 컸다.

인제군 농민 대표와 송파구 수거반원 등은 이날 오후 현수막 전달식을 열었다. 송파 농협은 농민들을 대표해 현수막 기증에 따른 감사의 뜻으로 저소득층을 위한 10kg들이 쌀 200포를 기증했다.

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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