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꿈★을 만나다/정신여고 2학년 신채린 양이 만난 SBS 박은경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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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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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때 책 많이 보고 또박또박 읽는 연습하세요”

장래 방송국에서 일하는 게 꿈인 서울 정신여고 2학년 신채린 양(왼쪽). 서울양천구 목동 SBS 본사에서 SBS 인기 아나운서인 박은경 아나운서를 만나 방송국 생활과 학창시절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장래 방송국에서 일하는 게 꿈인 서울 정신여고 2학년 신채린 양(왼쪽). 서울양천구 목동 SBS 본사에서 SBS 인기 아나운서인 박은경 아나운서를 만나 방송국 생활과 학창시절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꿈은 ‘전염’된다. 꿈을 이룬 사람을 만나는 순간 나의 꿈이 이뤄질 가능성은 그만큼 커진다. ‘꿈★을 만나다’ 코너를 신설한다. 이 코너에선 학생들이 평소 존경하는 명사나 꼭 만나보고 싶던 인물을 직접 만나 소중한 경험과 이야기를 나누는 순간이 소개된다.

《많은 학생들이 장래 희망으로 아나운서를 꼽는다. TV 속에서 깔끔한 외모와 목소리로 시청자들에게 친근한 웃음을 건네는 아나운서. 하지만 실제 현실에서 이들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지난달 22일 서울 양천구 목동 SBS 본사에서 SBS 인기 아나운서인 박은경 아나운서와 서울 정신여고 2학년 신채린 양(17)이 만났다. 신 양은 아나운서, 드라마PD 등 방송국과 관련한 일에 평소 관심이 많다. 일반인은 쉽게 들어갈 수 없는 방송국의 특성상 방송인의 하루를 엿볼 기회가 적은 신 양을 위해 ‘신나는 공부’가 나선 것.》
2000년 SBS 8기 공채 아나운서로 입사한 박 씨는 요즘 ‘스포츠 투나잇’ ‘생방송 모닝와이드’ 등을 진행하며 방송가를 종횡무진 중이다. 이날도 밤늦게 시작될 생방송을 준비하던박 씨는 방송국 1층 로비에 내려와 잔뜩 긴장해 있는 신 양을 향해 환하게 웃었다. 학창시절과 아나운서 생활에 관한 그의 이야기들이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쏟아져 나왔다.

“아나운서라는 직업의 좋은 점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신 양이 첫 질문을 던졌다. 박 씨는 조곤조곤한 말투로 망설임 없이 입을 열었다.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자기 계발을 할 시간이 많아서 좋아요. 방송 프로그램을 아주 많이 맡은 상황이 아니라면 시간을 유동적으로 쓸 수 있거든요. 요일에 따라 다르긴 한데 오늘은 오후 4시에 출근했어요. 그 전까진 다 제 시간이죠. 이것도 다 자기 하기 나름이에요. 시간 조절이 가능하다고 해서 허투루 보내면 도태되겠죠. 회사 다니면서 공부해서 석·박사 학위 딴 아나운서도 많아요.”

그는 공인이라서 힘든 점도 있다고 했다. 처음엔 사람들이 알아보는 게 신기했는데 나중엔 마치 자신이 영화 ‘트루먼 쇼’의 주인공 같은 기분이 들었다. 항상 조심스러워야 하는 게 불편했다.

일은 무척 즐거웠다. 그에게 아나운서 일은 곧 ‘놀이’ 같았다. 박 씨는 특히 보람을 느꼈던 순간 중 하나로 새벽 라디오방송 DJ를 하면서 팬레터를 받았던 때를 꼽았다. ‘오늘 너무 힘들었는데 박은경 아나운서의 멘트 하나에 삶의 의욕이 다시 생긴다’는 내용이었다. 삶에 지친 사람들에게 자신이 활기를 불어넣어줄 수 있음을 느꼈을 때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었다. 초창기 온라인 팬 카페에서 처음 알게 된 팬들과는 지금도 인연을 유지하며 친구처럼, 누나처럼, 이모처럼 지낸다.

“그럼 고등학교 때는 어떤 학생이셨어요? 공부하기가 힘들지는 않으셨어요? 서울대 의류학과를 졸업하신 걸로 아는데….”

신 양은 곧 고3 수험생활을 앞두고 공부 때문에 걱정이 많다. 박 씨는 “나는 고등학생 시절을 경상남도 밀양에서 보냈다”며 운을 뗐다.

“아버지가 굉장히 엄하고 보수적이셨어요. 워낙 동네가 작다보니까 제가 밖에서 어떤 행동을 하면 다 아버지 귀에 들어갔어요. 학교 끝나자마자 곧바로 집에 와야 했죠. 그렇게 엄한 아버지에게서 벗어나려고 더 열심히 공부했던 것 같아요. 서울 상위권 5개 대학 중 하나에 합격하면 서울에 보내주겠다 약속하셨거든요.”

꼭 아버지 때문만은 아니었다.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는 말의 의미를 그때 깨달았다고 했다. 물론 공부하느라 짜증나고 힘들 때도 많았다. 그럴 때마다 ‘지금은 학생이니까 일단 공부를 열심히 하고, 이 시기만 지나면 실컷 놀자’고 생각하며 버텼다. 매일 잠들기 전에 희망 대학의 정문으로 당당히 들어서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했다. 몇 년 후 그 상상은 현실이 됐다.

대학 입시도 힘든 관문이지만 아나운서가 되기 위한 관문은 더 높았다. 최근 메이저 방송사 아나운서 공채 경쟁률은 1000 대 1에 육박한다. 박 씨는 서류전형, 필기시험, 1·2차 카메라테스트, 합숙, 심층면접을 모두 거쳐야 하는 아나운서 채용과정을 설명했다. 혀를 내두른 신 양이 “그렇다면 아나운서를 꿈꾸는 고등학생들은 어떤 준비를 하면 좋겠느냐”고 물었다.

박 씨의 첫 번째 대답은 책을 많이 읽으라는 것이었다. 아나운서는 순발력 있게 말을 하는 능력이 중요한 직업이므로 배경지식이 많아야 한다. 또 어느 장르의 프로그램을 맡게 될지 몰라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고루고루 알아두는 게 필요하다.

그는 또 아이같이 앵앵대는 말투로 말하지 않도록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길거리를 걸을 때 간판이 보이면 또박또박 읽어보기도 하며 평상시 발음연습을 했던 자신의 일화도 소개했다.

대화를 나누다 보니 어느덧 방송국 밖이 어둑해졌다. 1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다. 신 양은 마지막으로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자신을 비롯한 고등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 한 마디를 부탁했다. 활짝 웃으며 답하는 박 씨의 얼굴은 참 아름다웠다.

“꿈은 이루어진다. 너무 뻔하고 추상적인 말 같죠? 하지만 제가 경험한 거예요. 대학도 그렇고, 아나운서도 그렇고, 간절히 원하니 되더군요. 무의식의 세계는 무섭거든요. 자기도 모르는 새 자신이 원하는 사람으로 변해 있을 거예요. 지금은 힘들어도 이 시간이 지나면 분명 행복한 시간이 올 거예요.”

장재원 기자 jjw@donga.com
▼“여신을 만났어요… 떨리고 고마워요”▼

TV 속에서만 보던 아나운서를 실제로 만나 인터뷰를 하게 되다니! 장래에 방송국에서 일하고 싶은 저는 인터뷰하러 가는 길이 무척 떨렸습니다. 처음 가본 방송국 1층 로비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박은경 아나운서가 오셨어요. 보자마자 처음 든 생각은 ‘여신이다!’ 16개월 된 딸이 있는 엄마라고는 믿기지 않는 동안이셨지요. 제가 딸 이야기를 꺼내며 인사를 건네자 박은경 아나운서는 휴대전화에 저장된 아기 사진을 보여주셨어요. 엄마 외모를 닮아 딸도 정말 예쁘더군요.

한 시간 동안 진행된 인터뷰 내내 박은경 아나운서는 저의 모든 질문을 하나하나 친절히 답해주셨습니다. 새초롬해 보이는 외모와는 달리 성격이 굉장히 솔직하고 털털하셔서 긴장하고 있던 저를 많이 도와주셨어요. 마치 동네 언니와 대화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죠. 인터뷰 중에 “회사가 나에겐 꼭 놀이터 같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자신의 일을 즐기는 모습이 참 좋아 보이고 부럽기도 하더라고요. 인터뷰가 끝난 후에는 직접 방송국 내 아나운서국과 라디오 스튜디오, TV방송 스튜디오를 견학시켜 주셨습니다. 방송프로그램 세트장, 여러 대의 카메라, 신분증을 찍어야만 통과할 수 있는 보안대까지…. 모든 게 다 신기했어요.

꿈같은 시간을 보내며 ‘나도 꼭 여기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박은경 아나운서의 말처럼, 꿈은 이루어지겠죠? 좋은 기회를 마련해 주신 여러분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신채린 서울 정신여고 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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