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자전거 방문수리 지금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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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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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구청이죠? 우리집 자전거가 고장났어요”

대구 서구 서비스 행정 눈길
매주 금요일 주민 찾아가… 하루 20여건 접수
市“시민 호응 좋아 다른 구까지 확대 검토”

대구 서구 ‘자전거 가정방문 수리팀’이 13일 중리동 광명아파트 주차장에서 고장 난 자전거를 고치고 있다. 장영훈 기자
대구 서구 ‘자전거 가정방문 수리팀’이 13일 중리동 광명아파트 주차장에서 고장 난 자전거를 고치고 있다. 장영훈 기자
13일 오후 대구 서구 중리동 광명아파트 주차장. ‘서구 공무수행’이라는 푯말을 앞 유리에 부착한 관용차가 타이어 등 자전거 부품을 가득 싣고 등장했다. 곧바로 공무원과 희망근로 기술자 등 3명이 차량에서 내렸다. “자전거 방문 수리 신청하셨죠?” 어딘가에 전화를 건 공무원은 고장 난 자전거 위치를 알아냈다. 고쳐야 할 자전거는 모두 2대. 수개월 타지 않아 타이어 바람이 빠졌고 브레이크 줄이 훼손됐다. 구 공무원은 자전거 주인에게 “부품 교체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다른 자전거는 부서진 기어 변속기와 레버를 바꿨다. 들어간 수리비용은 고작 7000원. 부속 값만 받았기 때문에 시중보다 절반 이하로 싸다. 고친 자전거를 타 본 하명숙 씨(48·여)는 “세탁업을 하는 우리 부부는 아침에 자전거로 10여 분 거리를 출퇴근한다”면서 “자전거 고칠 시간이 없어 고심했는데 구에서 이렇게 직접 나와 수리해 주니까 좋은 것 같다”며 만족했다. 같은 날 오전에는 중리동 시영아파트에서 자전거 1대를 수리했다. 림 조정, 타이어 공기압 점검, 브레이크 조정 등의 수리는 모두 공짜였다.

○ 찾아가는 행정서비스

대구 서구 ‘자전거 가정방문 수리서비스’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6일부터 매주 금요일 오전 10시∼오후 5시 진행하는 이 사업은 자전거 수리점이 멀거나 비용 부담 등으로 내버려 둔 고장 난 자전거를 직접 찾아가 고쳐준다. 맞벌이 가정 및 노부부들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3월부터는 매주 화요일 300채 이상 아파트 단지를 찾아가 자전거 수리서비스를 펼치고 있다. 매주 수, 목요일은 동 주민센터 앞에서 지역 순회 서비스를 한다. 지금까지 1500여 건을 처리했다. 하루 평균 20여 건으로 계속해서 늘어나는 추세다. 값싼 가격으로 내 집에서 자전거를 수리할 수 있기 때문. 지렁이고무, 타이어 공기 주입, 림 조정 등은 무료. 펑크, 브레이크 줄 교체 등은 1000원. 다른 부품 교환은 원가만 받는다. 희망근로 신청자 중 자전거 기술자나 수리 경험이 있는 5명을 사업에 참여시켜 인건비도 절약하고 있다.

○ 시민 호응으로 사업 확대

대구시는 자전거 활성화를 위해 이 사업을 타 지역으로 확대키로 결정했다. 현재 중구, 동구, 남구가 참여해 호응을 얻고 있다. 중구는 4월부터 신천 동신교 인근에서 ‘자전거 수리센터’를 운영해 1800여 건을 처리했다. 7월 지하철 1호선 동촌역에 자전거 수리센터를 설치한 동구는 500여 대의 자전거를 고쳤다. 9월부터는 동별 순회 서비스도 시작할 예정이다. 8개 동 주민센터를 순회한 남구는 4∼7월 자전거 530여 대를 수리했다. 남구는 주민 호응에 따라 다음 주부터 이 사업을 다시 시작한다. 지자체 일자리 사업과 연계해 전문 인력 4명도 투입할 예정이다. 서중현 서구청장은 “맞춤형 행정서비스로 주민들 반응이 좋다”면서 “운영 성과를 분석한 후 올해 말 확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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