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기초단체장에게 듣는다]유종필 관악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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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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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열풍 중심지로 만들 것”

트위터로 주민과 소통 행정
사람 중심 특구 선보이겠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서울 관악구 봉천동 지하철 2호선 서울대입구역 앞 버스 정류장 근처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분주한 출퇴근 시간에는 버스 기다리는 사람들과 길을 지나는 사람들이 한데 엉켜서 서로 어깨를 부딪쳐야 했다. 그러던 중 한 관악구 주민이 유종필 관악구청장(53·민주당·사진)의 트위터에 글을 남겼다. “버스 줄이 긴데 보행에 방해됩니다. 인도 정리 좀 해주세요.”

유 구청장은 “동감합니다”라는 답을 남겼다. 곧바로 구 교통행정과장을 시켜 서울대입구역 앞 가장 혼잡한 버스정류장 3곳 바닥에 흰색 페인트로 직사각형 띠를 그렸다. 이후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은 그 띠 안에 들어가 일렬로 줄을 서기 시작했다. 트위터 속 ‘소통’이 만든 정책인 셈이다.

‘트위터 하는 구청장’인 유 구청장은 현재 1400명이 넘는 사람들과 매일 트위터로 소통하고 있다. 3일 오후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인터뷰하는 도중에도 유 구청장은 틈만 나면 트위터 속 새로운 메시지를 살피느라 여념이 없었다. 얼핏 ‘딴 일’을 하는 것 같지만 그는 “관악구 주민들의 의견을 귀담아듣는 중”이라고 말했다.

유 구청장은 구청장 후보 시절부터 도서관을 화두로 내걸었다. 국회도서관장 시절 ‘세계 도서관 기행’이라는 책을 낼 정도로 독서에 애착을 보인 그는 “관악구를 도서관 열풍의 중심지로 만들기 위해 관악구청장에 도전했다”고 말할 정도다.

3일 유 구청장이 발표한 관악구 5대 핵심 과제에서도 도서관 사업은 최우선 추진 과제로 꼽힌다. 관악구민 누구나 10분 거리 내에 이용할 수 있을 정도로 도서관을 많이 만들겠다는 것. 그중 ‘이동식 도서관’은 컨테이너박스를 개조해 관악산이나 낙성대공원, 도림천 등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곳에 야외형 도서관으로 꾸밀 예정이다. 또 자신이 읽고 싶은 책을 어디서든 열람할 수 있게 구내 도서관을 네트워크로 연결할 예정이다. 서울대 및 구내 중고등학교와의 도서관 교류도 구상 중이다.

유 구청장은 ‘교육 혁신 특구’ 계획도 밝혔다. 서울대 은퇴 교수들이 주민들에게 인문학을 가르치는 등 서울대와 다양한 협력 모델을 내놓겠다는 것. 이 밖에 관악산 내 ‘둘레길’을 만들어 숲을 체험하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준비 중이다. 유 구청장은 “모든 정책의 근본은 ‘사람 중심 특구’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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