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대리가 회삿돈 수억 도박으로 날려

  • 동아일보

서울 성북경찰서는 회사 법인카드 한도액을 몰래 높여 수억 원을 빼돌린 혐의(업무상배임 등)로 대기업 계열 전자회사 소속 대리 김모(34)씨를 구속했다고 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법인카드 한도를 높일 권한이 있는 사내 A 상무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알아내고선 전자결제시스템에 접속, 자신에게 지급된 법인카드 한도액을 올리는 수법으로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10여 차례에 걸쳐 4억7000만 원 가량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김씨는 한도액을 높여도 자비로 돈을 채워넣으면 회사에서 크게 문제삼지 않는다는 점을 알고 500만 원인 한도액을 최대 3억원까지 늘리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법인카드로 백화점 상품권을 구입해 이를 다시 되파는 수법으로 속칭 `현금깡'을 해 도박자금으로 사용하고서 돈을 따면 사들인 상품권의 매출 승인을 취소하는 행위를 반복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도박에서 딴 돈으로 2월까지 빼돌린 2억3000만원을 다시 회사 계좌에 입금했으나 나머지 2억4000만원을 채워넣는 데 실패했으며, 이 돈이 들어오지 않는 점을 이상하게 여긴 금융팀장이 A상무에게 연락하면서 범행이 탄로났다고 경찰이 전했다.

김씨는 지난해 중순부터 도박에 손을 대기 시작해 강원랜드를 자주 드나들었으며, 가진 돈과 월급까지 잃기 시작하자 이런 식으로 돈을 빼돌려 도박에 탕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씨 가족의 협조를 받아 필리핀으로 달아난 김씨가 귀국해 자수하도록 한 뒤 지난달 27일 인천국제공항에서 김씨의 신병을 확보했다.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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