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 상위권대 의대, 수능 전 영역 만점만이 ‘합격 안전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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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7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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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전원 폐지 지각변동… 수험생들 어떻게

수시-정시 전형방법은? 의대합격 못할 땐?… 다양한 검토를
일단 다른 전공 입학→ 의대 편입 우회전략도 고려해 볼만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을 폐지한다는 주요 대학들의 방침은 올해 대학입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혼란의 중심에 선 것은 바로 최상위권 및 상위권 고3생들.
특히 ‘선(先) 자연계열 학과-후(後) 의전원 입학’을 노리던 상위권 고3생들은 난데없이 진로 고민에 빠지게 됐다.
일부 대학들의 의전원 폐지로 향후 대학입시엔 어떤 지각변동이 생길까.
이런 변화에 현명하게 대처하기 위해 수험생은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

[1] 대학입시에 미치는 영향은?


의전원 축소 및 폐지로 올해 대학입시에선 의예과 경쟁률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의전원을 생각하던 학생들이 의전원 진학에 유리한 생물이나 화학 관련 학과에 지원하는 대신 의예과에 지원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또 의전원의 입지가 좁아지면서 의전원을 준비하던 기존 대학생들 중 일부가 휴학을 결정하고 다시 수능에 뛰어들 가능성도 매우 높아졌다.

최상위권 학생들은 의대 합격이 결정되기 전까지 한시도 긴장을 풀 수 없게 됐다. 아주 작은 실수도 의대 진학 실패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게다가 6월 모의평가 이후 수능이 비교적 쉽게 출제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이들의 긴장감은 극에 달하고 있다.

경쟁률 뿐아니라 합격 기준점수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기존 상위권 대학 자연계열학과나 공대 지원자들이 지방대학의 의예과로 대거 이동할 것이 예상된다. 한 입시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서울대 의대는 합격 기준점수가 493∼495점이었지만 지방 의대는 480점대로도 합격을 기대할 수 있었다”면서 “하지만 올해는 의대 간의 합격 기준점수 격차가 1∼2점으로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렇다면 상위권 대학의 생명계열 및 화학, 생물학과는 합격이 과거보다 쉬워질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약학대학은 현재와 같은 선발방식이 바뀌지 않으므로 약학대학을 지원하려는 학생들로 경쟁률이나 합격점수가 급격하게 낮아지는 현상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의예과 경쟁률 상승은 당분간 지속돼 현재 고1생이 수능을 치르는 2013학년도 대학입시가 돼서야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병행대학 중 의대로 완전 전환한 학교가 예과생 사전선발을 시행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2015학년도엔 기존 완전전환대학 중 의대로 전환한 학교의 예과생 사전선발 인원이 더해지면서 의예과 모집정원이 지금보다 대폭 늘어난다. 이 과정에서 오로지 의대에 들어가기 위해 재수, 삼수, 사수를 감행하는 고득점 장수생이 양산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2] 수험생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현재 고3생 중 의전원을 생각했다가 다시 주요 상위권 대학 의대로 목표를 ‘상향조정’한 학생이라면 수능의 모든 영역에서 반드시 만점을 받는다는 목표로 공부해야 한다. 올해는 특히 수리와 탐구영역을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 대부분의 의대에서 수리영역 점수에 가중치를 두기 때문이다. 또 올해부터 주요 상위권 대학이 탐구영역 반영 과목 수를 2개로 축소함에 따라 탐구과목은 ‘필수적’으로 만점을 받아야 한다.

의대에 합격하지 못할 경우를 고려한 차선책도 마련해둬야 한다. ‘수능 점수에 맞춰 목표한 대학이 아닌 다른 의대에 지원해볼 것인지’ ‘자연계열 학과 진학 후 의전원에 도전할 것인지’ ‘재수를 한다면 얼마나 점수를 올려야 하는지’ 등을 미리 생각해 놓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보수집에도 소홀하면 안 된다. 수시전형으로 의대에 지원 시 대학·전형별로 선발방식에 차이가 있으므로 나에게 유리한 대학과 전형을 파악해 둔다. 정시를 대비해 최근 몇 년 동안의 의대 경쟁률과 합격 기준점수를 알아두자. 이를 자신의 모의고사 점수와 비교해가며 ‘현재 내 점수로 의대에 갈 수 있는지’ ‘의대에 가기 위해선 몇 점을 올려야 하는지’를 꾸준히 파악하도록 한다.

올해 의대에 합격할 자신도 없는 데다가 재수는 상상도 못하는 학생이라면 어떨까. 의사의 꿈을 포기하기엔 아직 이르다. 의대와 의전원을 병행하던 대학들이 의대 체제로 ‘U턴’하더라도 의사가 될 수 있는 기회는 여전히 남아 있다.

모든 대학이 의대로 전환되지는 않는다. 가천의과대 등은 “완전 전환한 의전원 체제를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부 대학도 “교과부의 발표내용을 검토한 후 신중하게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의대 체제로 전환하는 대학은 2015학년도 완전 전환 후 4년간 의무적으로 모집정원의 30%를 학사편입을 통해 학생을 선발해야 한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의대 진학에 ‘올인’(다걸기)하지 말고 원래 계획대로 자연계열학과에 진학하는 것도 방법이다. 대학에 들어간 후 다른 대학 의대로 편입하거나 의전원 체제를 유지하는 대학의 의전원에 다시 들어가는 길이 남아 있다.

강신창 서울메디컬스쿨 대표원장은 “편입과 의전원 준비는 확연히 다르므로 어떤 전략이 나에게 적합할지 사전에 파악해둬야 한다”면서 “‘편입 및 의전원 모집인원 수는 어떻게 다른지’ ‘시험을 보는 과목의 내용은 무엇인지’ ‘공인어학점수 등 시험 외 평가요소는 무엇인지’ 등을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의사가 장래희망인 고1, 2라면 지금 당장 의대로 목표를 상향조정하는 것을 고려할 만하다. 의전원 폐지를 결정한 대학들의 예과생 사전선발이 2013년부터 시행되므로, 현재 고1생이 대학에 입학하는 이 시기부터는 의대 입학정원이 늘어나 합격이 상대적으로 수월할 수도 있다. 반대로 군 입대, 휴학 등으로 대학 졸업이 늦어질 경우에는 의전원 입학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의전원 모집인원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박종수 강남청솔학원 진학상담실장은 “의대 진학을 결정할 땐 ‘어느 대학 의대에 갈 것인지’ ‘의대 합격 후엔 구체적으로 어떤 분야를 연구할 것인지’ 등을 생각하고 진로를 결정해야 실패할 확률이 낮아진다”면서 “무조건 의대만을 고집하기보단 자연계열학과에 진학한 후 다양한 공부를 해보면서 적성을 찾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승태 기자 st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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