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각대만 세웠어도… 또 뒤집힌 안전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7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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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명 숨진 인천대교 부근 고속버스 참사

고장차량 방치-안전거리 미확보가 원인

“앞차와 안전거리를 유지하고, 비상용 안전삼각대만 설치했다면 대형 사고를 막았을 텐데….”

3일 인천대교와 이어지는 고속도로에서 승객 24명을 태운 고속버스가 도로 위에 멈춰선 고장 차량을 피하려다가 다리 아래로 추락해 12명이 숨진 사고는 운전자들의 안전 소홀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고속버스 운전사는 앞 차량과의 안전거리를 무시했고, 엔진 고장으로 도로에 멈춘 승용차 운전자는 안전삼각대를 세워놓지 않아 이를 피하려던 버스가 추락하면서 참사가 났다.

이날 참사는 오후 1시 15분 인천 중구 운서동 인천대교 영종나들목 인천공항 방향 500m 지점 연결교량에서 발생했다. 1t 화물차를 몰던 정모 씨(32)가 엔진 고장으로 2차로에 세워져 있던 김모 씨(45·여)의 마티즈 승용차를 추돌한 데 이어 뒤따르던 천마고속버스(운전사 정모 씨·53)가 사고 차량들을 피해 3차로로 방향을 틀다가 가드레일을 뚫고 10m 아래로 추락한 것.

경찰 조사 결과 고속버스 운전사는 당시 시속 100.2km로 달리면서 안전거리를 100m 이상 유지하지 않고 20m 이내로 바짝 붙어 운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마티즈 운전자 김 씨는 엔진 고장으로 차량이 멈추자 자신은 갓길로 빠져나오면서 차량은 도로에 15분 정도 세워뒀다. 이때 비상등은 켰지만 안전삼각대를 후방에 놓지 않았다.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고속도로에서 고장 등으로 멈추면 낮에는 100m, 밤에는 200m 이상 떨어진 뒤쪽에 삼각대를 놓아야 한다.

경찰은 버스 운전사 정 씨와 승용차 운전자 김 씨 등 운전자 3명을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형사입건하고 음주운전과 과실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인천=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 동영상 = 뒤집혀 찌그러진 인천대교 추락 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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