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me TOWN]스토리북 속에 있어요 ‘1석 4조 Engl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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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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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에서 영어문장이 절로… 시험 점수도 껑충”

서울 양천구 목동 라스어학원은 영어독서와 북메이킹을 통해 읽기, 듣기, 말하기, 쓰기 등 종합적 영어 능력을 기르는데 도움을 준다. 사진 위(▲)는 라스어학원 내 영어동화책 도서관. 아래(▼)는 라스어학원 영어동화책 수업 장면.
《“We’re doing ‘book making’ today. Which library do you often go to

(오늘은 ‘북메이킹’을 해봐요. 여러분은 어떤 도서관을 자주가나요)?”(영어강사)

“School library(학교 도서관이요).”(A 학생)

“OK! now, draw your school library on the first page and

write down about the library on the second page

(좋아요! 그럼 첫 번째 페이지에 학교 도서관의 모습을 그려보고

다음 페이지에 그 도서관에 대한 설명을 써보세요).”(영어강사)》
21일 오후 3시 서울 양천구 목동 라스어학원의 초등부 수업시간. 독후활동 프로그램 중 하나인 ‘북메이킹’ 수업이 한창이다. 이번 수업에서 다루는 책은 ‘The Library(도서관)’, 북메이킹 주제는 ‘My library’이다.

학생들은 강사의 지시에 따라 책상에 펼쳐놓은 다양한 색의 종이에 도서관 건물을 그렸다. 그림 아래엔 ‘I go to the library two times a week(나는 일주일에 두 번씩 도서관에 간다)’ ‘When I go to Lass library, I can borrow lots of books(라스 도서관에 가면 많은 책을 빌릴 수 있다)’처럼 자신이 그린 도서관에 대한 설명을 영어로 썼다.

라스어학원 학생들은 수업시간 읽은 스토리북을 활용한 북메이킹 수업을 한다. 스토리북 한 권을 모두 읽고 난 뒤 ‘내가 주인공이라면…’ ‘내가 작가라면…’처럼 일정한 주제를 정해놓고 자신만의 책을 만드는 것. 학생들이 스토리북 한 권을 반복해 읽는 시간은 2주. 즉 1년에 무려 96권의 책을 만드는 것이다.

이 학원에서 만난 임지현 양(9·서울 목운초등 3학년)은 “어렵지 않은 영어동화책을 반복해 읽다 보니 자연스레 영어가 친근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며 “북메이킹 수업을 할 땐 그림을 그리며 영어문장을 쓰고 교사와 책에 대해 영어로 대화하는 등 영어를 더욱 재미있게 쓸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영어교육의 화두는 ‘종합적 영어 능력’이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지난해 말 발표한 ‘영어 공교육 강화 방안’에 따라 올해부터 초중고교에서는 의사소통을 위한 ‘실용영어’ 중심의 영어수업을 진행한다. 영어를 읽고 쓰는 것부터 듣고 말하는 실력까지 두루 갖춰야 하는 셈이다.

지금까지 영어를 암기과목 공부하듯 달달 외웠던 학생들은 난감하다. 하루아침에 모든 실력을 갖추는 건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영어 실력을 종합적으로 향상시키는 방법은 과연 무엇일까.

영어가 친숙하지 않은 학생이라면 우선 재미있고 쉬운 영어동화책과 영어교과서를 반복해 읽는 연습부터 시작한다. 영어 문장이나 표현을 익힐 수 있을 뿐 아니라 영어를 사용하는 나라의 문화적 배경지식도 쌓을 수 있다. 이는 영어를 올바르게 사용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

보름달이란 단어를 예로 들어보자. 우리나라에선 보름달을 ‘풍요’ ‘고향’처럼 친근하고 포근한 느낌을 표현할 때 사용한다. 반면 영어권 나라에선 ‘늑대인간’ ‘검은 구름’처럼 불길한 의미로 사용한다. 이렇듯 문화마다 조금씩 다른 언어의 의미는 책을 반복해 읽음으로써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책을 읽은 후에는 독후활동으로 북메이킹을 해보자. 특별한 형식이나 방법을 정해놓지 말고 다 읽은 스토리북의 내용을 토대로 자유롭게 책을 만들어 본다. 스토리북을 반복해 읽음으로써 영어 읽기 실력을 기르고, 영어책을 만들면서 영어 쓰기 실력을 쌓는 것.

강사 또는 부모와 책의 내용과 구성에 대해 영어로 말하면서 자연스레 영어 말하기와 듣기 실력도 기르게 된다. 영어독서와 북메이킹을 통해 읽기, 듣기, 말하기, 쓰기 등 ‘1석 4조’의 효과를 보는 셈이다.

목동 라스어학원 한인숙 원장은 “영어동화책과 영어교과서를 활용해 학습하는 최종목표는 말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라며 “학생들은 영어독서를 통해 토론에 필요한 배경지식과 논리력 등을 기를 수 있다”고 말했다.

꾸준한 독서로 쌓은 배경지식은 토론이나 일상적인 대화 등에서 자기주장을 정확히 말하는 데 도움이 된다. 최근 초중고교에서 영어 말하기 능력을 평가하는 수행평가의 비중이 점차 커지면서 이런 영어 배경지식이나 논리적인 말하기 능력이 중요해지고 있다.

이 교육방법은 실제 학생들이 토익이나 텝스 등 영어인증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소위 ‘스펙’을 쌓는데도 자연스럽게 도움이 된다.

실제로 6개월 전부터 라스어학원에 다니는 구나원 양(9·서울 목운초등 3학년)은 영어독서로 학습한 결과 5월 3일 치른 JET(Junior English Test)에서 180점 만점에 147점을 받았다. JET는 수준에 따라 다섯 등급으로 나뉘는데 같은 등급 6학년 학생들의 전국 평균은 136.6점이다. 자기보다 3개 학년 위의 학생들보다 10점 이상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이다.

구 양은 “수업시간에 영어동화책과 영어교과서를 반복해 읽었고 학원 도서관에서 1주일에 영어동화책 한 권씩을 빌려 보면서 반복해 영어를 접하다 보니 단어나 문장의 정확한 뜻을 빠른 시간에 알 수 있었다”면서 “교사와 영어로 대화하면서 영어 듣기에도 익숙해져 별다른 어려움 없이 JET 듣기문제를 풀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승태 기자 st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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