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자전거로 신나게 놀았는데 전기가 생겼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6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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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원한강공원 ‘기후놀이터’
운동기구에 발전기 부착

뛰놀던 아이들이 자전거 형태의 운동기구에 올라가 페달을 돌리기 시작하자 운동기구에 설치된 발전기에서 나온 전기가 맞은편 바닥에 설치된 피아노 건반으로 흘러간다. 다른 아이들이 건반 사이를 폴짝폴짝 뛸 때마다 ‘도’, ‘레’, ‘미’ 소리가 난다. 산들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하자 놀이터 여기저기 설치된 바람개비가 돌아간다. 여기에도 발전기가 있다. 이곳에서 나온 전기는 어스름이 깔리면 가로등을 켜는 데 쓰인다.

한강시민공원에 이런 시설이 설치된 ‘친환경 놀이터’가 생긴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는 서초구 잠원동 잠원한강공원 내 1326m²(약 402평) 규모의 터에 자가발전 운동기구와 각종 친환경 발전시설이 설치된 ‘기후놀이터’를 이달 말부터 운영한다고 14일 밝혔다. 광진구 천호동 ‘광나루어린이공원’에도 낡은 시설 일부를 철거하고 자가발전 시설을 들일 계획이다.

자전거 운동기구를 포함한 회전형 운동·놀이기구에는 발전기가 부착된다. 여기서 생산된 전기는 피아노 건반이나 물대포 놀이대 등 어린이들이 즐길 수 있는 기구에 전력을 공급하게 된다. 바람개비 모양의 풍력발전기는 약한 바람에도 날개가 회전하면서 전력을 생산할 수 있도록 설계된다. 맑은 날 태양빛으로 생산한 전기를 저장할 수 있는 시설도 설치된다. 기후놀이터에서 생산할 수 있는 전력은 시간당 최대 1080W. 형광등 50여 개를 한꺼번에 켤 수 있는 양이다.

한강사업본부 황양현 시설관리부장은 “놀이터 한쪽에는 전광판을 달아 놀이터에서 생산된 전력만큼을 화석연료로 생산했을 때 발생하는 온실가스 양을 표시할 예정”이라며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뛰놀면서 자연스럽게 기후변화에 대한 학습을 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말했다. 시는 이들 놀이터의 운영 효과를 분석한 뒤 다른 한강공원에도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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