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동서남북/교육감 당선자 一聲이 ‘학원비 인상’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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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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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비도 현실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6·2지방선거 다음 날인 3일 오전 울산시청 프레스센터를 찾은 김복만 울산시교육감 당선자는 기자 간담회에서 “7년 전 정해진 분당 60원의 학원비가 그대로 유지되는 것은 현실을 외면한 처사”라고 말했다. 이어 “합리적인 상한선을 정해놓으면 학원비가 터무니없이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학교 수업에서 부족한 부분은 학원에서 보충할 수 있도록 학원 교습시간을 (현재처럼) 밤 12시까지로 두고, 만약 울산시의회에 상정돼 있는 ‘학원 교습시간 오후 10시 제한’ 조례가 통과된다면 학교 자율학습 시간을 줄여서라도 학원에 다닐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도 표명했다.

김 당선자 발언 이후 학부모와 교원단체의 반발이 거세다. 학부모 K 씨는 “지금도 학원비 때문에 허리가 휠 지경인데 교육감 당선자가 학원비를 인상하겠다니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울산지부도 6일 발표한 성명에서 “서민 사교육비 고통은 안중에도 없고 학원비 인상부터 언급한 사실에 깜짝 놀랐다”고 비난했다. 울산 교원단체총연합회와 울산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도 김 당선자 발언에 유감을 표했다.

학원이 그동안 공교육 보완 기능을 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공교육을 맡을 교육감 당선자가 취임도 하기 전 학원비 인상을 거론한 것은 적절치 않다. 학교 방과후 수업 등으로 겨우 정착되고 있는 울산 공교육 활성화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울산 시민들이 차점자와 큰 차이는 없지만 그를 당선시킨 것은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고 학생 성적이 올라가도록 학교 교육을 정상화시켜 달라”는 기대가 반영됐다고 봐야 한다. 그가 계속 학원 편을 든다면 머지않아 유권자들은 “괜히 찍었다”며 후회할지 모른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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