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6·2 선택’ 그 후/송영길 “지난 市政조사후 사안따라 고발”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6월 4일 03시 00분


“8년 실정 심판요구 분출”
인수위 구성후 개혁 예고
시청선 이미 퇴출대상 거론

도심 당선사례 ‘분주한 첫날’
침몰어선 선원 빈소 방문하고
野후보들과 김구동상 참배


민주당 송영길 후보가 당초 예상과 달리 3선 도전에 나섰던 한나라당 안상수 후보를 누르고 인천시장에 당선되면서 인천에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전망된다.

송 당선자는 3일 새벽까지 이어진 개표 상황을 지켜보면서 거의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지만 아침 일찍부터 분주히 움직였다.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수도권 지방선거 당선자 축하 및 연찬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에 갔다가 곧바로 인천으로 돌아왔다.

2일 인천 앞바다에서 침몰한 69t급 안강망 어선 108신일호 침몰로 실종된 6명 중 1명의 시신이 안치된 인천 모 장례식장부터 달려간 데 이어 인천 지역에서 당선된 야권 단일후보들과 함께 인천대공원 내 김구 동상을 찾아 참배했다. 이날 오후에는 내내 지역구를 돌며 당선사례를 했다.

송 당선자는 “이명박 정부의 실정과 안 후보의 시정 실패에 대한 심판 요구가 분출한 것”이라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안 시장의 8년 시정을 실패로 규정하고 있어 대대적인 시정 개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의 첫 수순으로 다음 달 1일 시장 취임 직전까지 ‘인천시정 인수위원회’(가칭)를 구성해 재정 실태, 경제자유구역 개발 실적, 구도심 개발 방향을 꼼꼼히 따지기로 했다. 송 당선자는 “인수위가 시정 전반을 파악해 조사할 부분이 있으면 감사원에 의뢰하고 사안에 따라 사직 당국에 고발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인수위에는 각계각층 전문가가 참여하게 되지만 구체적인 규모와 활동범위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송 당선자의 윤관석 수석 부대변인은 “인수위는 광역단체장의 권한 범위 내 시책 중 거품과 문제가 있는 부분을 먼저 파악하고 인천 발전을 위한 대책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 당선자는 선거 과정에서 안 후보가 8년간 추진했던 각종 개발사업에 반대하는 공약을 상당수 제시했다. 강화도 주변 4개 섬을 연결해 2015년부터 가동하기로 한 조력발전소 건립 중단을 공언했고 정부의 아라뱃길(경인운하) 건설과 계양산 골프장 조성에 반대하고 있다. 또 안 후보가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8개 도시재생사업에 대해서 “무분별한 개발사업으로 원주민과 기업이 인천을 떠나고 있다”며 전면 재조정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경제자유구역 개발이익금 등으로 도시재창조기금 3조 원을 조성하고 ‘공동체개발방식’을 도입해 도시재생 및 재개발사업을 지원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그는 인천경제자유구역을 세계 3대 경제자유구역으로 발돋움시키기로 해 ‘개발 사업’에도 의욕적으로 나설 뜻을 밝혔다. 인천을 ‘경제수도’로 만든다는 것이 그의 제1핵심공약이기도 하다.

송 당선자가 인천에서 노동자 생활을 한 386세대 기수이기 때문에 공직사회에서는 ‘정풍운동’을 예상하고 있다. 인천시청 내에선 이미 안 후보에게 줄서기를 했던 공직자를 중심으로 한 ‘살생부’가 돌고 있고 간부급 중 퇴출 대상자가 거론되고 있다. 송 당선자 측은 “송 당선자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주도하는 등 보기보다 유연하고 ‘좌파적’이지 않다”고 강조했다.

평화민주당 백석두 후보가 선거 과정에서 송 당선자의 미성년자 성매매춘 및 대기업 뇌물 수수 의혹을 제기하면서 검찰에 고발해 이에 대한 처리 여부도 주목된다. 송 당선자는 “근거 없는 사실을 날조한 비방선거였다”며 백 후보를 무고 등의 혐의로 맞고소할 예정이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인천/경기]사회운동 인지도-노동계 지지로 ‘이변’
남동구 배진교-동구 조택상, 수도권 첫 민노당 후보 기초단체장 당선

인천의 기초자치단체장 선거에서는 야권 단일후보로 나선 민주노동당 후보 2명이 모두 당선되는 이변을 연출했다. 수도권에서 진보정당의 후보가 기초자치단체장에 당선된 것은 처음이다.

남동구청장 배진교 당선자(42)는 2004년부터 보궐선거를 포함해 국회의원 선거 세 차례, 구청장 선거에 한 차례 도전하면서 고배를 마시다가 이번에 당선의 영예를 안게 됐다. 인천대 대학원 행정학과에 재학 중인 그는 상인천중학교 학교운영위원장과 남동구학교운영위원협의회 공동대표를 맡는 등 지역 교육문제에 큰 관심을 가져왔다. 특히 그는 학교급식환경개선 및 조례제정을 위한 남동구운동본부 본부장을 지낸 뒤 현재 친환경무상급식 추진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또 인천에서 가장 규모가 큰 남동구 장수동 인천대공원의 입장료를 인천시가 징수하는 방안을 추진하자 유료화반대대책위원장을 맡아 이를 저지시키는 등 생활밀착형 사회운동을 벌여와 인지도가 높은 편이다. 그는 2007년 시사저널이 선정한 ‘대한민국을 이끌 젊은 리더 27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배 당선자는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소통하는 구청장이 되겠다”고 말했다.

동구청장 조택상 당선자(51)는 동구에서 가장 큰 사업장인 현대제철 노조위원장을 지낸 정치 신인이다. 한국방송통신대 일본학과를 다니고 있는 그는 동구지역복지센터인 ‘우리 동네’ 공동대표를 맡아 노동자 등 서민을 위한 복지운동에 앞장서 왔다.

이번 선거에서 동구지역 기업체 노조 대표 7인이 지지 선언을 하는 등 노동계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당선됐다. 조 당선자는 “노동자 출신 구청장으로서 낮은 자세로 서민을 위해 열심히 일하겠다”고 밝혔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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