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에 빠진 외국인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5월 30일 20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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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막걸리, 마시는 맛 뿐 아니라 만드는 재미도 좋네요!"

29일 경기 포천시 화현면에 있는 전통주 체험장 '산사원'에는 일본, 호주, 싱가포르, 몽골, 미국, 캐나다, 스웨덴,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다양한 나라에서 온 외국인 49명이 모였다.

KOTRA(사장 조환익)가 주최한 '가양주(家釀酒·집에서 빚은 술) 체험행사'에 참석한 주한 외교사절과 기업인, 그 가족들이었다.

KOTRA가 주한 외국인들의 한국 생활 정착 지원을 위해 마련한 이날 행사의 테마는 '막걸리 만들기.' 참가자들은 '배상면주가'에서 나온 강사의 설명에 따라 직접 찐 쌀을 식히고 누룩과 물을 더해가며 막걸리를 만들었다. 외국인들은 호기심어린 표정으로 양팔을 걷어붙이고 매우 진지한 자세로 술을 빚었다.

주말에 열린 덕분에 가족과 함께 참석한 외국인들이 많았는데 아이들도 직접 찐 쌀 맛을 보며 신기해했다. 특히 강사가 "오늘 만든 막걸리는 각자 집으로 가져가 5일 뒤 드실 수 있다"고 하자 외국인들은 자신이 빚은 술의 맛을 기대하며 더욱 즐거워했다.

행사에 참석한 한국IBM의 데이비드 워터스 법률고문은 "한국 음식이 너무 좋다"며 "어디서나 싸고 쉽게, 신선하고 맛좋은 음식을 즐길 수 있는 게 매력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20년째 근무 중인 미국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스사의 브라이언 쥬블로 지역 본부장은 "막걸리는 주로 농부들이 마시던 술"이라며 "예전에 진짜 한국 농부들과 막걸리를 마셔본 적도 있다"는 에피소드를 다른 참가자들에게 들려주기도 했다. 한독상공회의소의 법률고문 우테 브로크만 씨는 "서울이 아닌 한국 시골의 모습을 볼 수 있어 아주 즐거웠다"며 "이런 기회가 또 있다면 꼭 다시 오겠다"고 말했다.

막걸리 만들기가 끝난 후 참가자들은 복분자 샴페인, 계절주 등 다양한 한국 전통주도 시음했다. 행사를 진행한 산사원의 이나리 씨는 "수십 명의 외국인이 가양주 체험에 참가한 것은 처음"이라며 "쉴 새 없이 질문을 던지며 막걸리 만들기를 즐기는 모습에서 뿌듯한 감동을 느꼈다"고 말했다.

임우선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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