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1회이상 봉사’ 주부 최다
학생-공무원보다 10배 많아
40~60대女 횟수-시간 최고
전체론 女 59%-10, 20대 1위
이상희 씨(44)는 서울 마포구 시립마포노인종합복지관 경로식당에서 일주일에 두 번 배식과 서빙을 담당하고 있다. 이 씨는 인생이 무의미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 무렵인 1년 전 직장을 그만두고 봉사의 길에 들어섰다. 이 씨는 “고맙다고 손을 잡아주시는 할아버지, 할머니를 뵐 때면 꼬박 세 시간을 서 있어도 힘든 줄을 모른다”며 “3월부터는 아예 사회복지사가 되기 위해 공부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씨의 자원봉사는 노인들의 식대를 낮추는 역할도 한다. 손영은 시립마포노인종합복지관 사회복지사는 “하루 600명 정도 이용하는 경로식당은 식사 시간마다 자원봉사자 20명이 나선다”며 “이들이 없으면 인건비가 늘어 한 끼 2000원에 식사를 제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복지 분야의 자원봉사자가 처음으로 100만 명을 넘어섰다. 보건복지부와 한국사회복지협의회가 24일 발간한 ‘사회복지 자원봉사 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1회 이상 사회복지 분야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한 사람은 108만1041명이었다. 2004년 23만1467명과 비교하면 5년간 4배 이상 늘어났다.
국내 자원봉사가 활발해진 데는 아줌마의 힘이 컸다. 참여자를 보면 여성 자원봉사자가 전체의 59%(63만4565명)였다. 연령별로는 10, 20대가 59%로 가장 높았다. 하지만 횟수와 시간 등 ‘봉사의 질’을 따지면 40∼60대 여성이 압도적이었다.
매달 1회 이상 꾸준히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자원봉사자는 50대 여성(4917명), 60대 여성(4687명), 40대 여성(4439명) 순으로 많았다.
‘아줌마의 힘이 자원봉사의 불씨를 지핀다.’ 24일 보건복지부 발표에 따르면 40∼60대 아줌마들의 자원봉사 횟수와 시간이 다른 연령대의 남녀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40∼60대 여성은 전체 자원봉사자 평균 봉사시간(20.28시간), 평균 참여 횟수(5.63회)보다 더 길게, 더 자주 자원봉사 활동을 하고 있었다. 1인당 연간 평균 봉사시간은 60대 여성이 55시간으로 가장 길었고 50대 여성(34.03시간), 40대 여성(25.67시간) 순이었다. 자원봉사 횟수도 60대 여성이 17.6회로 가장 많았고 50대 여성(10.09회), 40대 여성(7.8회) 순이었다.
직업군별로 살펴도 매월 1회 이상 자원봉사자는 주부가 1만2306명으로 가장 많았다. 학생, 공무원, 전문직 등 다른 직업군의 10배가 넘는다. 1인당 연간 평균 봉사시간도 11.22시간으로 다른 직업군보다 2배가량 길었다.
지난해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 ‘여성자원봉사활동의 경제적 가치와 지원방안 연구’에 따르면 20세 이상 성인 여성이 연간 22시간을 자원봉사한다고 가정할 경우 그 가치는 61만9069원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10%가 자원봉사에 참여했을 때의 경제적 가치는 1조1033억 원으로 2008년 사회복지 예산의 21%에 해당한다.
복지부는 사회복지 분야의 자원봉사 활성화를 위해 우수 자원봉사자 10만 명에게 상해보험을 무료로 가입해 주고 있다. 또한 자원봉사자의 명예감을 높여주기 위해 자원봉사 배지 수여, 감사메일 발송, 정부포상 등 인센티브를 확대하고 있다.
조선주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여성의 자원봉사가 정부의 사회복지 서비스를 상당 부분 대체하고 있는 셈”이라며 “자원봉사도 기부금처럼 소득공제 대상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도입해 더욱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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