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독지가 할머니들 도타운 뜻 기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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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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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대, 재산기부 4인 자료 전시 숭선재 개관

충북대에 전 재산을 기증한 네 할머니를 기리기 위한 기념관인 숭선재가 27일 문을 열었다. 전정숙 할머니(왼쪽)가 전시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 제공 충북대
충북대에 전 재산을 기증한 네 할머니를 기리기 위한 기념관인 숭선재가 27일 문을 열었다. 전정숙 할머니(왼쪽)가 전시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 제공 충북대
충북대 사범대 뒤편 체육관 왼쪽 산자락에는 작은 묘소가 하나 있다. 젊은 나이에 남편과 삼남매를 잃고 평생을 홀로 살며 모은 재산을 이 대학에 기증한 김유례 할머니(1909∼1997)가 잠들어 있다. 김 할머니는 홀로 된 뒤 떡 장사, 국밥집 등을 하며 마련한 전 재산인 2층짜리 건물(15억 원·이하 당시 평가액)과 현금 5000만 원을 1979년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써 달라며 내놨다. 대학 측은 할머니의 이름을 딴 장학금을 운영하고 있다. 해마다 기일이면 장학생들과 함께 추도식도 열고 있다.

충북대는 김 할머니를 비롯해 이 대학에 전 재산을 기탁한 신언임(78) 임순득(87) 전정숙 할머니(85) 등 독지가들의 뜻을 기리기 위한 ‘숭선재(崇善齋)’를 27일 개관했다. 제1학생회관 2층에 설치된 숭선재에는 네 할머니를 소개하는 사진과 자료 등이 전시된다.

‘청주의 구두쇠 할머니’로 유명한 신 할머니는 노점상을 하며 모은 돈으로 마련한 청주시 남문로 건물(30억 원 상당)을 1993년 6월 학교에 맡겼다. 6·25전쟁 때 남편과 사별 후 콩나물 장사를 하며 자식을 키운 임 할머니는 1999년 1월 청주시 운천동 건물(12억 원 상당)을, 평생을 봉사로 살아온 전 할머니는 1997년 12월 괴산군 증평읍 건물(10억 원 상당)을 각각 이 대학에 기증했다.

충북대 관계자는 “네 할머니 모두 어려움 속에서도 삶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고 근면 성실하게 사셨다”며 “이분들의 숭고한 정신이 재학생은 물론이고 사회에도 널리 알려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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