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권 교통혁명Ⅰ]10년 뒤 부산인구 410만명… 교통대란 미리 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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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횡단 교량건설 등 도로정비계획 추진


《2020년이면 부산에 낙동강을 횡단하는 교량이 4개 더 생긴다. 현재는 6개다. 또 내부순환도로와 외부순환도로, 항만배후도로가 가로, 세로로 얽혀 촘촘한 도로망이 구축된다.

부산시는 이 같은 도로정비계획을 세워 추진하고 있다. 2020년에는 부산 인구가 357만여 명에서 410만 명으로, 자동차 등록대수도 115만여 대에서 145만여 대로 늘어나 교통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시는 현재 20.6%에 머물고 있는 도로율을 목표연도에는 21.6%로 늘리기로 했다.》

2013년 해안순환도 완공… 울산∼부산∼경남 ‘남해도로망’ 확충
동·서교통축 순환도로망으로 도심 교통량 분산해 체증 해소

○ 항만배후도로 대폭 확충


부산항은 연 1200만 개의 컨테이너를 처리하는 세계 5위 항만. 동북아 허브항 입지를 굳히고 원활한 물동량 수송을 위해 1994년부터 해안순환도로망 건설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경부고속도로∼광안대로∼북항대교∼남항대교∼을숙도대교∼녹산국가산업단지∼부산신항∼가덕대교∼부산·거제 연결도로로 이어지는 것이 해안순환도로망. 이 도로망 총 사업비는 1조3788억 원. 4개 교량 중 3개는 완공됐다. 마지막 남은 북항대교가 2013년 6월 완공되면 교량사업은 끝난다. 남·북항대교 사이 영도연결도로 건설문제가 남아 있다. 길이 5.2km의 을숙도대교는 지난해 말, 1.93km의 남항대교는 2008년, 7.42km의 광안대교는 2002년 각각 완공됐다.

해안순환도로망이 완공되면 거가대교와도 바로 연결돼 울산∼부산∼경남으로 이어지는 남해도로망 뼈대가 갖춰지는 셈이다. 부산항 제1항로를 횡단해 건설되고 있는 북항대교는 남구 감만동과 영도구 청학동을 연결한다. 길이는 교량구간 3.33km, 접속도로 2.44km를 포함해 5.77km.

부산시는 이 도로망 핵심구간인 남항대교∼을숙도대교를 연결하는 천마산터널의 우선 협상대상자로 최근 대우건설 컨소시엄을 지정했다. 천마산터널은 남항대교에서 사하구 구평동을 연결하는 터널 및 지하차도 2.7km, 접속도로 0.64km 등 3.34km 왕복 4차로로 건설된다. 총사업비는 2878억 원. 내년 7월 착공해 2014년 12월 완공 예정.

낙동강 철새도래지 환경훼손 논란으로 환경단체 반발에 부닥쳐 설계를 변경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은 을숙도대교는 2005년 착공 이후 5년, 1993년 도시계획시설 결정 이후 16년만인 지난해 10월 완공됐다. 부산 강서구 명지동 75호 광장에서 사하구 신평동 66호 광장을 연결하는 길이 5.2km, 왕복 6차로다. 민자 2517억 원과 국·시비 1683억 원을 합쳐 모두 4200억 원이 투입됐다.

그동안 사하구와 강서구를 잇는 유일한 도로는 낙동강 하굿둑뿐이었지만 을숙도대교가 개통되면서 교통체증이 해소됐다. 출퇴근 때 40분 정도 걸리던 신평동∼명지동 통행시간도 15분 내로 단축됐다. 교량 운영은 롯데건설 등 9개 사가 참여한 민간 컨소시엄인 을숙도대교㈜가 30년간 맡는다.

해안순환도로망의 가장 큰 숙제는 남·북항대교 사이 영도 연결도로 건설. 시는 2007년 사업 착수 당시 고가도로로 건설할 방침이었으나 지하차도 건설을 주장하는 영도주민 반대로 공사를 중단한 채 기술적인 검토 등 대책마련에 나섰다. 그러나 안전성 문제로 지하차도 건설이 어렵다는 전문가 진단에 따라 당초 계획대로 연결 구간인 2.4km 구간을 왕복 4차로 고가도로로 건설한다는 방침. 영도주민들로 구성된 영도고가대교반대대책위가 지적해온 고가도로 건설로 인한 도로 주변 조망권 및 일조권 침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사구간 평면도로 폭을 25∼35m에서 55∼60m로 넓히기로 했다. 고가도로 높이도 당초 10m에서 22m로 높이는 한편 일반적으로 40∼50m인 기둥과 기둥 사이 간격도 80m로 넓히기로 했다. 시는 북항대교가 완공되는 2013년 6월에 맞춰 이 공사도 끝낼 예정이다.

○ 내·외부순환도로망 ‘거미줄’

남·북 축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동·서 교통축을 늘려 도시 경쟁력을 높인다는 게 부산시 교통정책비전. 순환도로망을 만들어 도심 통행량을 분산해 체증을 해소하고 물류비용도 절감하는 효과를 겨냥한 것.

내부순환도로망은 을숙도대교 건너편 사하구 장림동 66호 광장에서 남·북항대교를 지나 남구 대연동 대남로터리(49호 광장)∼황령3터널∼만덕터널∼66호 광장 구간이다. 천마산터널과 북항대교가 완공돼야 52.3km의 이 도로망이 제 모습을 갖춘다.

외부순환도로망은 해양문화 및 관광휴양 거점으로 개발되고 있는 동부산관광단지와 국제물류산업도시 및 강서택지지구로 개발될 서부산권을 연결하는 도로망. 부산신항∼지사동 과학산업단지 진입도로∼부산신항 배후도로∼화명대교∼산성터널∼금정∼기장∼부산·울산고속도로까지 23.26km.

이 도로망 핵심구간은 경남 김해시 대동면 초정리∼부산 북구 화명동 간 3.55km 왕복 4차로의 화명대교 및 연결도로. 올해 12월이면 1.5km의 화명대교 본선이 준공된다.

화명대교는 올림픽대교, 팔당대교가 시공 중 붕괴하는 바람에 국내에서 20여 년 동안 시도되지 않았던 콘크리트 사장교로 건설된다. 교량 중간에 90m 주탑 2개를 세우고 상판을 케이블로 연결하는 형식. 현대건설이 2007년 수주한 이 사업 지분참여율은 현대건설 30%, SK건설 20%, 쌍용건설 20%, 한진중공업 20%, 한창건업 10% 등이다.

낙동강 하구의 연약지반과 환경오염 방지 등을 감안해 주탑 기초공사는 가물막이 공법을 적용했다. 주탑은 가야 금관 모형을, 케이블은 갈매기를 형상화해 지역 상징성을 살렸다. 이동식 거푸집을 이용한 현장타설 콘크리트 상판 설치작업은 특수하게 만든 철제 모형인 세그먼트로 진행한다. 세그먼트 길이는 6.8m로 단계별 시공으론 세계 최대 규모다. 강 수면에서 상판까지의 높이는 15m로 선박 이동에는 지장이 없다는 게 공사 관계자의 설명. 현대건설 김광수 부장(43·공학박사)은 “부산 측 주탑과 김해 측 주탑에서 각각 시공되고 있는 화명대교 상판은 올해 가을 낙동강 중간에서 한 치 오차도 없이 연결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화명대교가 개통되면 극심한 교통체증을 빚고 있는 제2낙동대교와 구포대교의 교통문제도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김해, 양산 등 인근 경남 주변도시의 지역균형발전이 예상된다. 내년 3월경에는 화명 나들목(IC)가 개통될 예정이나 김해 측 안막 IC는 보상지연으로 3∼4개월가량 개통지연이 우려된다. 전체 구간은 2016년 12월 완공 예정.

또 하나 핵심구간인 북구 화명동 화명 IC∼금정구 회동동 회동 IC 간 10.4km의 산성터널 및 접속도로는 2007년 화명 측 접속도로 공사가 착공됐으나 전체적으로는 사업이 지지부진하다. 화명동 측 주민들이 고가도로 연결램프 위치 조정을 요구하고 있고, 금정구 주민들은 고가도로 부분을 지하차도로 건설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 시는 늦어도 내년 7월경에는 산성터널 착공에 들어가 2014년 터널 및 접속도로 공사를 끝낼 계획.

한국도로공사와 부산시, 경남도 등은 지난해 6월 부산외곽순환고속도로를 건설키로 하고 최적노선 선정 작업을 마쳤다. 구간은 경남 진해 웅동의 부산신항∼김해 진례(남해고속도)∼김해 대동(대구부산고속도)∼부산 노포동(경부고속도)∼기장(부·울고속도)을 연결하는 길이 63km의 4차로. 이 고속도로는 광역교통량을 외곽으로 분산하는 효과는 물론 부·울·경이 동남권 광역경제권으로 소통하고 공동발전 기틀을 마련하기 위한 기반시설이다. 도로공사는 올해 하반기 실시설계 및 인·허가를 받고 공사에 들어가 2015년 준공한다는 목표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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