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학년도부터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응시 과목과 수리영역의 출제 범위가 바뀐다. 사회 및 과학탐구 영역의 선택 과목 수는 현행
4과목에서 3과목으로 줄어들며, 직업탐구 영역은 현재와 동일하게 3과목으로 유지된다. 수리영역은 수리 ‘가’형이 △수학I
△수학II △적분과 통계 △기하와 벡터에서, 수리 ‘나’형은 △수학I △미적분과 통계 기본에서 출제된다. <표1 참고>》
영어 난도 상승 가능성… 수리 ‘나형에 미적분 포함’ 큰 변화 수능 파워 계속… ‘수시=대학별고사, 정시-수능’ 강화될 듯
■ 수능, 앞으로 어떻게 바뀌나
2014학년도부턴 수능 외국어영역에서 듣기 평가가 현재 34%에서 50%까지 확대된다. 이에 앞서 2012년부터 대한상공회의소가 서울대 고려대 숙명여대 한국외국어대 등과 공동으로 개발하는 ‘국가영어능력평가’가 본격 시행될 예정이다.
국가영어능력평가는 토플처럼 ‘인터넷 기반 시험(iBT)’으로 본다. 시험시간은 2시간 45분이고 읽기 듣기 말하기 쓰기 등 모든 영역이 평가 대상이다. 읽기와 듣기는 객관식이고, 말하기와 쓰기는 주관식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국가영어능력평가 성적을 2013학년도 대입 수시모집부터 전형자료로 활용하고 나아가 수능 외국어영역을 대체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 국가영어능력평가가 수능 외국어영역을 대체할지에 대해 판단하기는 이르다.
안병만 교과부 장관은 최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013학년도부터 대입 수시전형에서 대학들이 국가영어능력평가 성적을 참고하도록 하겠다”면서 “특히 국가영어능력평가가 수능 외국어영역을 대체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수능에서 영어가 빠지고 과목 수를 줄이는 방향으로 교육과정이 개편되면 수능 체제가 자연히 바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주호 교과부 차관 역시 “2009년엔 대학입시에서 입학사정관제 정착에 역점을 두었으나 2010년부턴 수능 체제 개편에 중점을 두고 제도 개선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교과부는 시험의 성격과 방향, 실시횟수, 유효기간, 출제방식 등 수능 체제에 대한 전면적인 제도 개편에 착수했다. 이를 위해 교과부는 지난해 10월 ‘중장기 수능 체제 개편을 위한 프로젝트’를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에 의뢰했으며, 이 연구 결과를 토대로 공청회를 거친 뒤 6월 중 확정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 중학교 3학년 학생이 대학입시를 치르는 2014학년도부턴 개편된 체제에 따라 수능이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
대교협이 연구 중인 개편안에는 현재 연 1회인 수능 횟수를 2회 이상으로 늘리고 성적 유효기간을 2∼3년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교육과정 개편에 따라 응시과목 수를 줄이고 수능 체제를 이원화해 기초수학능력과 심화학습능력을 분리해 평가하는 방안도 포함돼 있다.
개편안에서 특히 심도 있게 논의가 진행되는 부분은 수시 전형이다. 수시 전형에서 예비 합격자를 발표하기로 확정된 상태이며, 수시 지원 횟수 제한에 대한 논의도 계속되고 있다. 또한 수시 전형 중 논술고사를 수능 이후에 실시하는 방안도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2012학년도부터 교과과정의 재편뿐 아니라 입시 전반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이런 변화가 입시에 어떤 영향을 줄지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 점점 영향력이 커지는 ‘수능’
상위권 대학은 입시에서 대체로 ‘수시모집=대학별고사’ ‘정시모집=수능’ 방식을 강화하고 있다. 연세대는 2012학년도부터 대학별고사만으로 수시모집 인원의 40∼60%를 선발할 계획이다. 또한 20∼40%는 학생부 성적 100%로, 나머지 20% 정도는 입학사정관제로 선발할 계획이다. 대학별고사는 인문계의 경우 언어, 영어 독해, 수학I 범위의 수리 능력을 평가하는 논술 형태로 이뤄진다. 자연계는 과학 및 영어 지문이 나오는 논술시험과 수학I, II시험을 실시한다. 정시모집은 별도의 대학별고사 없이 수능 성적을 100% 반영해 선발할 계획이다.
고려대는 정시모집에서 모집인원의 5배 정도를 수능 성적으로 선발한 뒤 사회봉사 활동이나 교내외 활동 등의 서류평가로 최종 합격자를 선발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대학들은 2012학년도 대입 상세계획을 발표하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2010학년도 정시모집에서 수능의 영향력이 컸다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연세대는 2009학년도 정시모집에서 모집인원의 50%만 수능 성적 100%로 우선선발했으나, 2010학년도에는 수능 우선선발 인원을 70%까지 늘렸다. 서강대도 수능 우선선발 비율을 모집인원의 50%에서 60%로 늘렸다. 그 밖의 대학도 우선선발 비율을 늘리거나 학생부 반영비율을 줄이고 수능 반영비율을 높이고 있다.
상위권 대학들은 수시모집의 수능 최저학력기준도 점차 높이고 있다. 예전에는 대부분의 상위권 대학은 의학계열을 제외한 모집단위에서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수능 4개 영역 가운데 2개 영역 2등급 이내’ 수준에서 결정했다. 하지만 최근 연세대와 서강대의 발표에 따르면, 인문계열 모집단위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은 ‘수능 4개 영역 가운데 3개 영역 이상 2등급 이내’로 높아졌다. 따라서 수시모집을 준비하는 학생이라도 수능에 대한 준비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 2012학년도 이후 입시, 수리영역과 외국어영역
주목해야
개정되는 수능 체제에서도 수리영역의 영향력이 여전할 것인지 현재로서는 알기가 어렵다. 하지만 수리 ‘나’형에 미적분이 포함됨에 따라 학생들이 느끼는 부담감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하위권 학생들이 수리영역을 아예 포기하거나 일부 단원만 학습하는 경향을 보인다면, 수리(‘나’형)영역의 표준점수는 지금보다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수리 ‘나’형에 처음으로 미적분이 포함되는 만큼 미적분 단원의 문제는 쉽게 출제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상위권 학생들이 수리영역에서 높은 점수를 받게 되고 표준점수가 확대되는 경향이 나타날 수 있다. 중위권 학생이라면 이런 상황을 감안해 쉬운 문제 중심으로 전 단원을 고르게 학습할 필요가 있다.
2012학년도 이후 수능에서는 외국어영역이 주요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7차 교과과정 개편안에 따라 어휘 수가 증가했고 듣기 등 실용 영어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외국어영역은 수능의 난도를 높이는 요소가 될 수도 있다.
2010학년도 수능에서 이미 이런 경향이 나타났으며, 올해 실시되는 고등학교 3학년 대상 모의고사에서도 외국어영역의 난도가 계속 높아지고 있다. 최근 논술고사에서 영어 지문을 활용하고 비교과 영역에서 영어공인성적을 중시하는 상황을 고려한다면, 외국어영역이 수능을 비롯한 대학입시 전반에서 주요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
현재까지의 상황을 종합해보면 2012학년도 대학입시에서는 수리영역과 외국어영역 성적이 정시모집 결과를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2012학년도 이후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은 이런 변화를 꾸준히 지켜보면서 입시 준비를 하는 것이 좋다. 이종서 이투스청솔 교육컨설팅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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