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우현에서 바라본 절단 부위는 갑판이 남아있고 아랫부분이 잘려나간 숫자 ‘7’의 모습이다. 백령도=변영욱기자 《20일 만에 모습을 드러낸 천안함 함미에서는 침몰 원인을 규명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세 가지 특징이 발견됐다. △함미 측면이 ‘7’자 모양으로, 갑판 부분은 남아 있고 아래쪽 함체가 먹어 들어간 듯 없어진 점 △절단면을 정면으로 볼 때 갑판이 ‘V’자를 뒤집어 놓은 형태로 솟아올라 있는 점 △절단면을 제외한 함체 하부가 ‘一’자형으로 매끈한 점이다. 이런 세 가지 특징을 들어 전문가들은 천안함의 침몰 원인으로 ‘어뢰에 의한 외부 공격’을 꼽았다. 하지만 어뢰가 직접 함정을 타격했는지, 어뢰가 배 밑 수중에서 터져 가스거품을 일으키는 ‘버블제트’에 의한 간접 타격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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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면
“함수도 아래 파였다면 직접 타격 증거될 듯” 일부 전문가는 함미 단면이 숫자 ‘7’자형인 점을 들어 어뢰가 직접 타격했을 확률이 높다고 분석했다.
백점기 부산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멀리서 눈으로 알 수 있는 함미 절단면의 특징은 단면이 ‘7’자형이라는 것”이라며 “함수에도 ‘역(逆)7’자형이 있을 것으로 추정할 경우 천안함 절단면 주변에 타원형의 구멍이 생기고 이 구멍이 바로 어뢰가 직접 타격한 곳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태준 한반도안보문제연구소장(전 공주함 함장)은 “함미 절단면이 움푹 파인 것은 어뢰가 파고들어가 충격을 가한 흔적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함미의 ‘7’자 모양만으로 원인을 예단하기 이르다는 주장도 나온다. 군 관계자는 “함수의 절단면이 어떻게 돼 있는지 확인한 뒤에야 뭐라고 얘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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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판
“측면 맞아 비대칭 절단” “버블제트로 치솟아” 절단면을 정면으로 보면 갑판은 ‘역V’자 형태로 오른쪽 부분(배의 좌현 쪽)이 다소 높게 솟아올라 있다. 이를 두고 김 소장은 “충격식 어뢰에 의한 공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갑판과 기관조정실 바닥이 ‘역V’자 형태로 솟아올라 있고, 배 좌현 쪽이 더 솟아올라 있다”면서 “이는 좌현 쪽을 어뢰가 타격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장창두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역V’자 형태로 갑판이 솟아올랐는데 좌우가 비대칭이었다”면서 “버블제트로 두 동강 날 경우에는 대칭으로 쪼개지지 비대칭으로 절단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장 교수는 “배의 좌현 쪽에서 어뢰가 다가와 직접 치고 지나갔을 소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윤연 전 해군작전사령관은 “직주(直走)어뢰라면 구멍이 뚫렸겠지만 파손 상태로 미뤄 이보다 발달된 버블제트 어뢰가 확실하다”면서 “배의 통로나 바닥에 깔린 초록색 우레탄이 갑판까지 솟구칠 정도의 충격이라면 어뢰에 의한 버블제트가 맞다”고 설명했다.
■ 바닥
“배 바닥은 손상 없어… 기뢰 가능성 낮아져”
육안으로 볼 때 함미 하부는 특별한 손상이 없었다. 옆에서 보면 매끈한 ‘一’자형인 셈이다. 신인균 자주국방 네트워크 대표는 “단언하기 어렵지만 눈에 띄는 것은 배 밑면이 깨끗하다는 것”이라며 “이는 구멍이 났더라도 밖에서 안으로 난 것을 의미해 내부 폭발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버블제트라면 배 바닥이 심하게 손상되는데 육안으로 확인한 천안함 함미 바닥은 깨끗해 보였다”며 “측면에서 타격을 했기 때문에 바닥이 위아래로 내려앉거나 솟구친 게 없는 듯하다”고 분석했다. 백 교수는 “배 바닥에 구멍이 안 나고 배가 부러졌다면 수중폭발이 상당히 멀리서 일어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A대학 조선해양학과 교수는 “기뢰에 의한 간접 타격은 아니다”라며 “만약 기뢰라면 버블제트가 50∼60m 형성돼 바닷속 개흙도 다 드러나고, 죽은 고기도 다 떠오르는데 이번 침몰에서는 이런 모습이 목격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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