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大, 내년 3월부터 단과대 통폐합

  • Array
  • 입력 2010년 4월 9일 03시 00분


코멘트

이사회 안건 통과… 10개大 47개 과·부로 개편
“기초학문 고사” 일부 교수-학생들 반대 시위

크레인-한강대교서 “대학 구조조정 반대” 고공시위 8일 중앙대 학생들이 서울 동작구 흑석동 캠퍼스에 설치된 크레인(위)과 한강대교 교량 상부 구조물(아래)에 올라가서 구조조정 반대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1시간가량 고공시위를 벌이다가 내려왔다. 홍진환 기자
크레인-한강대교서 “대학 구조조정 반대” 고공시위 8일 중앙대 학생들이 서울 동작구 흑석동 캠퍼스에 설치된 크레인(위)과 한강대교 교량 상부 구조물(아래)에 올라가서 구조조정 반대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1시간가량 고공시위를 벌이다가 내려왔다. 홍진환 기자
모집단위 광역화와 단과대 통폐합을 골자로 하는 중앙대의 파격적인 구조조정안이 일부 학내 반발 속에서도 8일 중앙대 이사회를 통과하면서 대학 개혁의 신호탄이 될지 주목되고 있다.

중앙대는 8일 “서울 흑석동 서울캠퍼스에서 열린 이사회에서 학문단위 재조정안이 만장일치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중앙대의 구조조정안은 현행 18개 단과대를 10개로, 77개 학과를 47개 학과·학부로 개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두산그룹이 중앙대를 인수한 뒤 취임한 박용성 중앙대 이사장이 “백화점식 학과를 과감히 정리하고 시대 변화에 맞게 재편하겠다”며 대대적인 수술에 나선 데 따른 것이다. 구조조정안은 교과 내용이 중복되거나 시대 흐름에 맞지 않는 학과를 통폐합하고, 실용 학문을 강화하며 국제사회가 선호하는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방침 아래 마련됐다.

이날 통과된 최종안에는 공과대학에 융합공학부를 신설해 의료공학, 나노바이오소재공학, 원자력공학, 디지털이미징, 에너지공학, 로봇공학 등의 전공이 모여 미래 성장 학문 분야를 집중 육성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김창수 기획관리본부장은 “구조조정이 확정된 만큼 확실한 경쟁력 제고를 통해 2018년까지 국내 5대, 세계 100대 명문대에 진입한다는 목표를 이루겠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이를 위해 현재 각 단과대를 인문·사회, 자연·공학, 경영·경제, 의·약학, 예체능 계열로 재편하고 계열별로 책임부총장을 선임해 강력한 리더십을 토대로 대학을 대표할 명품학과를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중앙대는 내년 3월부터 본격적으로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한편 대학원의 학문단위도 재조정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구조조정에 대한 일부 학내 반발도 지속됐다. 통폐합되는 학과의 교수들이나 재학생, 동문 등이 구조조정으로 받게 될 영향에 대해 우려하는 것. 8일에는 중앙대 학생 3명이 한강대교와 서울캠퍼스 정문 앞 타워크레인에서 “구조조정 반대” 등의 플래카드를 내걸고 고공 시위를 벌이다 자진해서 내려오기도 했다.

김 본부장은 기초 학문이 고사하는 것 아니냐는 학내의 우려에 대해 “문사철(文史哲) 학과를 집중 육성하고 물리학 화학 수학 등을 별도의 학과체제로 유지해 연구 역량을 투여할 것”이라며 “광역화는 선택과 집중을 용이하게 하려는 취지일 뿐”이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통폐합으로 신설되는 인문대학 아시아문화학부와 유럽문화학부도 경쟁력을 키워 다른 대학들에 성공 모델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