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시, 스포츠레저도시로 바뀐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4월 9일 03시 00분


국군체육부대 내년 완공…新성장동력으로 한몫
2015년 軍올림픽 유치땐 탄광이미지 씻어낼듯

한국관광공사 이참 사장(가운데)을 비롯한 주한 외교사절 등으로 구성된 한국관광 서포터스 60여 명이 최근 문경을 찾아 문경새재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 제공 문경시
한국관광공사 이참 사장(가운데)을 비롯한 주한 외교사절 등으로 구성된 한국관광 서포터스 60여 명이 최근 문경을 찾아 문경새재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 제공 문경시
경북 문경시 호계면 견탄리에는 내년 10월 완공 예정으로 국군체육부대(상무) 조성공사가 한창이다. 148만 m²(약 45만 평)에 3900억 원을 들여 메인스타디움과 실내외 훈련장 등 아시아 최고 스포츠시설로 조성될 예정이다. 견탄1리 손두원 이장(59)은 8일 “문경 발전을 위해 주민들이 체육부대 조성에 농지가 편입되도록 협력했다”며 “농지가 사라진 아쉬움이 적지 않지만 체육부대를 통해 인근 주민들도 함께 잘살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경기 성남시에 있는 국군체육부대가 문경에 새 둥지를 틀게 되기까지의 과정은 손에 땀을 쥐게 했다. 몇몇 지방자치단체들이 치열한 막바지 경쟁을 벌이고 있던 상황에서 문경시는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높은 가운데서도 유치전에 뛰어들어 결국 2007년 4월 체육부대를 거머쥐었다. 환경부 공보관 출신으로 특유의 친화력이 장점인 신현국 시장(58)은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조마조마했던 느낌이 생생하다”며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마음으로 모든 힘을 모았다”고 말했다.

체육부대의 문경 유치는 문경에 새로운 역사를 예고하는 ‘대사건’이었다. 1970년대까지 국내 대표적인 탄광지역으로 인구가 16만 명가량이던 문경은 광산업이 쇠퇴하면서 인구도 8만 명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산악이 70%가량을 차지하는 백두대간의 중심이지만 지역 발전을 위한 획기적인 성장 동력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국군체육부대 조감도
국군체육부대 조감도
체육부대 유치는 문경이 스포츠레저 도시로 날아오르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고 있다. 문경(聞慶)이라는 말 그대로 ‘경사스러운 일을 듣는다’는 이름값을 하고 있는 것. 이후 체육부대에서 자동차로 10분 거리인 문경읍 마원리에는 서울대병원 연수원을, 체육부대 옆에는 숭실대 연수원을 각각 2012년까지 짓기로 대학 측과 확정했다. 문경의 자랑인 ‘문경새재’가 다리 역할을 했다. 조선시대에 영남지방 사람들이 문경새재를 거쳐 한양(서울)으로 오가던 역사적 의미에다 빼어난 자연경관을 버무려 “문경에 연수원을 지으면 기분 좋은 일”이라는 독특한 유치전을 펼쳤다. 당시 서울대병원 측은 “자연환경도 좋지만 문경시의 감동적인 유치 노력에 끌렸다”고 밝히기도 했다.

세계군인올림픽은 올림픽과 아시아경기대회 다음으로 큰 국제 스포츠대회. 4년마다 100여 개국 1만여 명의 군인선수가 참가하는 지구촌의 군인 축제이다. 문경시는 체육부대 유치를 발판으로 2015년 열리는 군인올림픽을 유치하기 위한 도전에 나섰다. 문경의 군인올림픽 유치는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2015년 대회 개최지를 결정하는 세계군인체육연맹(CISM) 총회가 내년 5월에 서울에서 열리는 데다 체육부대를 비롯해 스포츠레저 기반이 좋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두 시간 거리인 접근성, 문경새재와 주흘산 같은 빼어난 자연환경, 전통도자기 등 풍부한 관광자원도 매력이다. 문경시 군인올림픽 유치 추진기획단 박시복 팀장은 “군인올림픽을 유치하면 문경은 탄광지역의 이미지를 씻어내고 국내 최고 스포츠레저 도시로 발전하는 획기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군인올림픽이 문경에서 열릴 경우 국군체육부대가 주경기장으로 사용된다.

문경=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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