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 미확인 說 說 說… 혼란 부추겨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3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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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초계함 천안함의 침몰 원인에 많은 의문점이 있지만 인터넷 등에는 확인되지 않았거나 전문성이 없는 사람들의 말을 인용한 사고추정 내용이 나돌면서 혼란을 주고 있다.

누리꾼 ‘jin’은 자신의 블로그에서 “(함장이) 사고 현장에 폭약 냄새는 없었지만 기름 냄새가 났다고 했다”며 2005년 6월 경기 연천군 비무장지대 경계초소(GP) 총기난사로 8명이 숨진 사건을 떠올렸다. ‘eunjidverse’라는 ID의 누리꾼은 “100% 정부의 조작”이라며 “정부가 국민의 주의를 환기시키려 저지른 짓일 수 있다”고 음모론을 펼치기도 했다. 누리꾼 ‘master’는 “진정 실종자들을 구조할 의지가 있는 것이냐”며 “실종자가 구출될 경우 (북한과의) 교전 사실이 알려지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은 아니냐”고 의심하기도 했다.

초계함 승조 경험 등을 내세운 누리꾼들도 나름대로 의견을 내놓았다. 천안함에서 근무한 적이 있다는 김모 씨는 해군 자유게시판에 “태풍이 온다든지 매우 궂은 날씨에도 피항 항로로 초계함이 그쪽(사고지점)으로 접근하는 일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잘 이용하지 않는 항로에서 사고가 발생한 것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통상 자주 지나는 길은 아니지만 천안함에 할당된 작전지역 안에 있어 다양한 항로로 이동할 수 있었다”며 “기상 문제 등으로 피항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군사 관련 커뮤니티에는 전문용어로 무장한 누리꾼들이 사고 원인에 대한 토론을 펼쳤다. 누리꾼 ‘암아울이’는 “어뢰나 기뢰 둘 중 하나가 확실해 보인다”며 “조류가 빠르거나 해수 온도 차가 심한 경우에 소나(음파탐지기)는 효용도가 매우 낮아 초계함이 잠수함이나 기뢰를 찾아낸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인터넷에서는 장교들은 모두 생존하고 실종자 대부분이 비장교인 것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누리꾼 ‘happy2’는 “영화에서는 함장이 모든 승조원을 대피시키고 마지막으로 탈출한다”며 “어떻게 장교만 모두 생존했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군 당국은 “함수에는 함장과 장교 등이 근무하고 침실도 상부에 있다”며 “선체 후미와 하층부에 사병들의 선실이 모여 있고 후미 쪽이 무거워 사병들의 피해가 컸다”고 설명하고 있다. 군함을 만들 때에는 대부분 군함 앞부분 조타실 가까이에 함장과 장교 숙소, 함미 쪽에 부사관과 사병 숙소를 설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강 은지 기자 kej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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