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대구 토종 동아백화점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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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3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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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에 매장 7곳 모두 매각
현대-신세계도 진출 움직임
대구 유통 주도권 大戰예고

이랜드그룹에 매각된 동아백화점의 동아쇼핑점 전경. 사진 제공 동아백화점
이랜드그룹에 매각된 동아백화점의 동아쇼핑점 전경. 사진 제공 동아백화점
대구 지역의 대표적 유통업체 중 하나인 동아백화점이 이랜드그룹에 팔려 지역 경제계에 큰 파장이 일고 있다. 8일 대구시에 따르면 ㈜화성산업은 계열사인 동아백화점을 2680억 원에 이랜드그룹 계열사인 ㈜이랜드리테일에 매각하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맺었다. 본계약은 곧 이뤄질 예정이다. 이에 따라 지역 유통업계의 판도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현대백화점 대구점은 내년 8월에 문을 연다. 신세계백화점도 최근 지역에 진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구백화점과 함께 ‘향토백화점’의 자리를 지켜온 동아백화점은 지역에 진출한 롯데백화점 등 서울에 본사를 둔 유통업체와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다.

○ 간판 내리는 동아백화점

1972년 문을 연 동아백화점은 38년간 대구백화점과 함께 지역을 대표해온 향토기업. 모기업인 ㈜화성산업 측은 “국내 유통시장이 거대 유통그룹으로 재편되는 등 시장 환경이 급격히 바뀌고 있어 유통부문을 정리하게 된 것”이라며 “백화점 매각 자금으로 신재생에너지 등의 산업에 진출하고 재무구조를 개선해 주력 업종인 건설 분야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동아백화점은 대구에 4곳, 경북 구미에 1곳 등 5곳의 백화점과 대형마트 2곳, 물류센터와 스포츠센터를 이랜드 측에 모두 넘긴다.

이들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2009년 매출은 4367억 원(백화점 3873억 원, 대형마트 494억 원) 등으로 화성산업 전체 매출의 40∼50%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화점과 마트 직원은 100% 고용 승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랜드 측은 향토 백화점에 대한 정서를 고려해 동아백화점의 이름은 그대로 유지할 방침이다. 하지만 쇼핑 시설에 대한 투자를 통해 매장을 새롭게 꾸미고 브랜드 상품도 대거 진열할 계획이다. 또 최근 인수를 결정한 C&우방랜드와의 상승효과도 강화한다는 전략. C&우방랜드와 공동으로 콘텐츠를 개발해 백화점에서 쇼핑과 레저를 함께할 수 있는 명소로 만든다는 것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패션, 디자인 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중국 등 해외 영업망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이랜드의 대구 진출은 지역 유통산업을 한 차원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대구 지역 백화점에 ‘폭풍’ 분다

이랜드그룹의 동아백화점 인수로 대구 지역 유통업계에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내년 8월 문을 여는 현대백화점 대구점은 인근 동아쇼핑점과 한판 승부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또 이랜드에 인수된 동아백화점 매장도 기존 대구백화점과 롯데백화점 대구점 등과 시장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다 신세계백화점도 대구 진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장기적으로는 대구, 동아, 현대, 롯데, 신세계 등 백화점 5파전이 예상된다. 신세계백화점은 2002년부터 대구백화점과의 제휴를 통해 지역 시장 진출을 모색해 왔다.

대구백화점과의 제휴가 올해 9월로 끝나는 신세계백화점 측은 수성구 범어 사거리 일대 등을 대상으로 백화점 신축 용지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 지역 유통업계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토종 백화점이 살아남은 곳은 대구밖에 없는데, 동아백화점이 수도권에 본사를 둔 업체에 넘어가면 거대 자본에 지역 유통시장이 급속도로 잠식당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며 “남은 토종 기업인 대구백화점도 대형 백화점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힘겨운 싸움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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