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형난제 상황” vs “정면도전 하나”

  • 동아일보

김재철 MBC사장-방문진 ‘본부장 교체’ 갈등 격화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와 김재철 사장이 황희만 보도본부장과 윤혁 TV제작본부장 교체를 둘러싸고 벌이는 갈등이 거세지고 있다.

김 사장은 4일 이근행 노조위원장과 합의한 두 본부장의 교체안을 제출했다가 방문진 이사회의 반대에 부닥쳤는데도 5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방문진을 설득하겠다”고 거듭 밝혔다. 하지만 김우룡 방문진 이사장은 “김 사장이 정면 도전하고 있다”며 거부감을 드러냈다.

김 사장은 이날 “두 본부장 교체에 대한 방문진의 입장은 이해가 가지만 월드컵 중계권 처리 등 산적한 난제가 많아 조속하게 업무 정상화가 필요하다”며 노조와의 합의 배경을 밝혔다.

김 사장은 “노조는 자기주장만 하고 있고 방문진은 권한을 그대로 행사하려고 한다. (내가) 난형난제의 상황에 빠졌다”며 “6일 방문진 이사회에서 이 문제를 다시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김우룡 이사장은 이날 통화에서 “전임 엄기영 사장이 두 본부장을 거부해 물러났는데 새로 온 사장이 이를 또 거부하고 있다”며 “본부장 교체안은 (방문진과) 사전 협의도 없었을뿐더러 방문진이 선임한 이사를 사장이 교체하는 것은 법적으로도 맞지 않다”고 밝혔다.

김 이사장은 “방문진은 이미 노사 합의안(본부장 교체안)에 대해 ‘지극히 적절하지 않다’고 의사를 밝힌 만큼 김 사장이 합의안을 포기하는 등 다른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 사장의 출근을 사흘간 막았던 노조는 5일 오전 집행부 10여 명이 서울 여의도 MBC 본사 1층 로비에서 대기했으나 김 사장은 본사로 나오지 않고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관계사 인사를 위한 서류를 검토했다.

연보흠 MBC 노조 홍보국장은 “김 사장이 방문진에서 노사 합의안을 관철시키지 못한 이상 다시 회사에 돌아오기 힘들지 않겠느냐”며 “출근 저지를 계속할 것이며 총파업 계획에도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6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리는 방문진 이사회에 참석해 두 본부장 교체안과 계열사 인사에 대해 의견을 나눌 계획이다. MBC는 5일 19개 계열사와 9개 자회사 사장의 사표를 모두 받았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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