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맨홀 뚜껑의 ‘착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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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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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cm구멍 8mm로→하이힐 안빠져
안쪽에 ‘에코볼’ 부착→악취 해결

서울 서대문구 직원들이 최근 새로 개발한 맨홀 뚜껑을 도로에 시범 설치해보고 있다. 사진 제공 서대문구
서울 서대문구 직원들이 최근 새로 개발한 맨홀 뚜껑을 도로에 시범 설치해보고 있다. 사진 제공 서대문구
가까이만 가도 악취가 나던 맨홀. 하이힐 신은 여성들이 행여나 굽이 빠질까 까치발을 하고 지나가야 했다. 자동차가 지나갈 때마다 요란한 쇳소리를 냈다. 도시의 ‘필요악’으로 취급받던 맨홀이 뚜껑 구조를 조금 바꾼 것만으로 ‘악(惡)’자를 털어버리게 된 사례가 있다. 서울 서대문구는 최근 한국친환경연구원과 공동으로 이런 문제를 해결한 맨홀 뚜껑을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새로 개발한 맨홀 뚜껑은 환기 구멍의 폭을 8mm로 만들었다. 기존 제품의 구멍 폭은 3cm 정도로 넓어 하이힐이 쉽게 빠진다는 불만을 해결하기 위한 조치. 그 대신 구멍을 기존의 25개를 72개로 대폭 늘려 총 환기구 면적은 유지했다.

뚜껑 안쪽에는 ‘에코볼’이라는 가벼운 구조물 하나를 집어넣었다. 이 구조물은 평소엔 하수도로 통하는 구멍을 막아 악취가 맨홀 위로 올라오지 못하도록 한다. 무게가 가벼워 하수관에 가스가 가득 찰 경우나 빗물이 하수관으로 들어올 땐 에코볼이 물이나 가스 위로 떠올라 자연스럽게 배수나 가스 배출이 되도록 설계됐다.

맨홀을 개발한 박봉수 씨 등 서대문구 공무원 6명은 지난달 말 서울시로부터 ‘서울창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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