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울산 기초단체들,중복되건 말건 ‘고래싸움’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2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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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 테마 관련 사업비 :
남구 1128억 원 동구 1118억 원 북구 616억 원 울주군 250억 원


‘돌고래 바다목장, 돌고래 쇼장, 고래 수족관….’ 울산지역 기초자치단체들이 경쟁적으로 고래 테마 관광사업에 나서면서 중복투자 논란이 일고 있다.

고래 테마 관광개발사업은 울산지역 5개 구군 가운데 바다와 접하지 않은 중구를 제외한 4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동구는 방어동 대왕암공원 동쪽 앞바다 7만 m²(약 2만1200평)에 ‘돌고래 바다목장’을 만들기로 했다. 이달 중 2억3000만 원을 들여 타당성 조사 용역을 의뢰할 계획. 이곳에 돌고래 먹이주기 체험장, 돌고래 터치풀(Touch Pool), 돌고래 시 워킹(Sea Walking) 체험장 등을 조성한다. 또 우울증·자폐증 환자가 고래와 함께 어울려 놀며 사회성을 기를 수 있는 고래 세러피(Therapy·치료)센터도 짓는다. 이와 함께 이 해안 인근의 울산시교육청 소유 교육연수원을 올해 안으로 이전한 뒤 돌고래 쇼장도 만들 계획이다. 동구 고래 관련 사업비는 총 1118억 원.

북구는 616억 원을 들여 강동 산하지구에 대형 아쿠아리움을 만들어 돌고래 쇼장 등을 갖추고 정자항에는 고래조형 등대를 건립한다. 울주군은 선사시대 고래문양 등이 새겨진 반구대 암각화(국보 제285호) 일대와 서생면 간절곶, KTX 울산역 광장 등에 250억 원으로 고래테마광장과 고래 조형물 등을 설치한다.

차로 20분 거리에 비슷한 시설 계획
市전체 밑그림 - 콘텐츠 개발 필요

고래문화특구(장생포 일대)로 지정된 남구는 2005년 5월 고래박물관을 개관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돌고래를 볼 수 있는 고래생태체험관과 고래바다 여행선을 운항하고 있다. 남구가 고래 관련 시설에 투자했거나 투입 계획인 사업비는 1128억 원.

울산고래축제추진위원회 사무국장을 지낸 장태호 씨는 석사 학위논문 ‘고래테마관광도시의 기반조성 방안연구’에서 “울산시 고래테마관광도시 조성 사업은 구·군별 개발을 지양하고 시 전체 개발이익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장 씨는 “울산대교가 2015년 완공되면 남구와 동구는 승용차로 2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며 “두 곳에 비슷한 성격인 고래생태체험관이 들어서는 것은 문제”라고 밝혔다. 그는 또 “시설물 투자보다는 고래와 관련된 재미있는 이야기를 개발하고 기존 고래축제를 명품화할 필요가 있다”며 “고래음식문화를 특화하고 고래역사문화 해설사 및 전문가 양성 등에도 주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남구에 돌고래 바다목장을 짓는 등 고래관광 시설을 모으려 해도 공간이 없다”며 “울산대교 이용률을 높이고 울산을 체류형 관광도시로 만들려면 호텔 등 숙박시설을 갖춘 동구와 북구에 해양관광 시설을 짓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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