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우리 대학 스타/영동대 ‘여자 에디슨’ 권혜진 씨

  • Array
  • 입력 2010년 2월 3일 03시 00분


코멘트
“대한민국이 발명강국 되는 날까지…”

영동대 권혜진 씨(왼쪽)가 지난달 20일 서울에서 열린 ‘2009 대한민국 인재상’ 시상식에서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차관에게서 상을 받고 있다. 사진 제공 영동대
영동대 권혜진 씨(왼쪽)가 지난달 20일 서울에서 열린 ‘2009 대한민국 인재상’ 시상식에서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차관에게서 상을 받고 있다. 사진 제공 영동대
2009 대한민국 인재상(교육과학기술부 및 한국과학창의재단), 2008년 특허청 주최 발명장학생 1등급, 제44회 특허청 발명의 날 지식경제부 장관상, 2009 세계여성발명대회 금은동상 및 특별상 등 5관왕, 특허·실용신안·디자인 44건 출원….

충북 영동대 발명특허공무원학과 4학년 권혜진 씨(23)는 ‘엉뚱녀’ ‘에디슨 소녀’로 불린다. 사람들이 평범하게 여기는 현상이나 사물을 항상 뒤집어 생각하고 그녀만의 발명으로 이어가기 때문이다.

‘절수 수도’ 등 50여건 발명
1년에 20건 넘게 특허 내

권 씨가 발명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중학교 때. 여름밤 시험공부를 하던 중 쏟아지는 졸음을 참기 위해 천장에 랜턴을 매달아 놓고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게 만들었다. 어쩌면 보잘 것 없는 것일 수도 있지만 이 첫 작품을 시작으로 그녀는 본격적인 발명의 세계에 빠져들었다. 이후 발명반에 들어가 남녀노소 공용 변기커버 등 엉뚱한 발명을 꿈꾸던 권 씨는 울산 삼일여고를 졸업한 뒤 모 대학 광고미디어학과에 입학했다. 하지만 적성에 안 맞아 곧바로 자퇴한 뒤 이듬해 국내 유일의 발명 관련 학과인 영동대 발명특허공무원학과에 입학했다. 이때부터 그는 ‘물 만난 고기’로 변했다. 1학년 때부터 국내외 각종 발명대회에 출품해 상(賞)을 휩쓸었다. 온도맞춤 물 절약 수도, 공중화장실에서 여성들의 가방 보관 불편을 해결한 세면대 가방걸이 등 50여 건의 발명품을 만들어 냈다. 현재 발명노트에 적혀 있는 아이디어만 200건이 넘는다. 전문가도 1년에 몇 건 내기 힘든 특허를 그녀는 한 해에 20건 넘게 쏟아내고 있다.

작년 세계여성발명대회
금-은-동 상 포함 5관왕

권 씨는 발명 아이디어를 생활주변에서 얻는다고 말한다. 다양한 제품을 깊이 있게 지켜보면 그 속에서 기발한 생각이 떠오른다는 것. 그녀는 “관심 있는 제품이나 원리라면 어느 정도 이해가 될 때까지 뚫어져라 쳐다보는 게 비법”이라며 “발명 과정에서 문제가 잘 풀리지 않을 때는 재래시장이나 대형마트 등을 다니며 다양한 물건들을 보고 해결 방안을 찾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비법은 메모 습관이다. 생활 속에서 떠오른 크고 작은 아이디어나 개선이 필요한 내용이 생각날 때마다 꼼꼼히 적는다.

전국대학발명동아리연합회 학술팀장 및 대전충청지부장, 영동대 발명교육&특허컨설팅 동아리 ‘발명콩’ 초대 회장 등을 맡아 발명을 알리기 위한 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다. 지역 발명 꿈나무들을 키워내기 위해 초등학교를 돌며 매주 ‘로봇 조립 교실’을 열기도 한다.

권 씨는 “내 발명품을 실용화하는 것도 좋지만 대한민국을 발명 강국으로 만드는 일이 더 중요하다”며 자신이 바로 그 일을 맡고 싶다고 말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