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 아열대원예산업연구소에서 이효연 소장(오른쪽)이 배양액에서 증식하는 산삼뿌리를 살펴보고 있다. 제주=임재영 기자
산삼보다 사포닌(인체면역력을 높이는 물질) 유효성분이 훨씬 많은 돌연변이 산삼뿌리가 개발됐다.
제주대 아열대원예산업연구소는 2003년부터 산삼 배양에 대한 연구 작업을 본격적으로 펼친 결과 최근 기존 천연 산삼보다 성분이 우수한 인공 산삼뿌리를 만들었다고 14일 밝혔다.
연구소는 인공 산삼뿌리를 만들기 위해 우선 1600만 원에 이르는 수령 80∼100년인 산삼을 구입했다. 뿌리에서 가로, 세로 각각 5mm 크기로 조직을 떼어낸 뒤 인공 배양했다. 연구 초기는 대량 증식에 주안점을 뒀다. 대량 증식은 배양액이 관건. 연구소는 대량 증식 과정의 배양액 관련 특허를 획득했다. 동일한 성분의 산삼뿌리를 무한으로 증식할 수 있다. 이 같은 기술은 충북대, 경희대 등에서 시도해 성공을 거뒀다.
문제는 산삼보다 성분이 더 우수한 인공 뿌리를 얻을 수 있는 기술의 확립 여부. 대량 증식으로 얻은 뿌리에 방사선인 코발트60을 쏘였다. 이 방사선은 돌연변이를 일으키게 하는 것. 크기, 색깔, 모양 등에서 원래 산삼뿌리와 전혀 다른 것을 찾아낸 뒤 몇 세대에 걸쳐 증식을 했다. 수천 개의 뿌리를 폐기하는 과정을 거친 끝에 형질을 유지하는 5개 라인의 세포주 개발기술을 확보했다. 국내에서 처음 새로운 산삼 품종을 만들어낸 셈이다.
새로 개발한 인공 산삼뿌리 성분을 분석한 결과 사포닌 유효성분 가운데 항암, 노화억제, 간기능 개선 등의 효과를 보이는 성분함량이 기존 산삼보다 3배에서 최고 10배까지 높았다. 지금도 일주일 단위로 새로 개발한 산삼뿌리 성분이 유지되는지 관찰하고 있다. 이 연구소는 8월경 연구관련 논문을 학계에 발표하고 국내외에 특허를 출원할 방침이다. 이효연 연구소장은 “대량 증식은 이미 기술개발이 이뤄졌기 때문에 특정 사포닌 성분을 높이는 뿌리를 찾는 데 중점을 뒀다”며 “제주에 이전하는 의약품 관련 회사에 우선적으로 기술을 전수할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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