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화천 산천어, 가평 자라섬에 물렸나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월 11일 03시 00분


양측 축제시기 겹치고 프로그램도 비슷
‘산천어’ 첫날 방문객 작년보다 20% 줄어

대표적인 겨울축제인 강원 화천군 산천어축제가 9일 개막했으나 첫날 방문객이 지난해에 비해 20%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화천군은 폭설과 한파에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평가하면서도 원인 분석에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10일 화천군에 따르면 9일 축제 방문객은 9만6800여 명으로 지난해 12만여 명에 비해 크게 줄었다. 하루 3000명 수용의 가족낚시터는 인터넷 예약이 일찌감치 매진됐지만 현장에서 접수한 9000명 수용의 일반낚시터는 7100여 명이 입장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에는 일반낚시터도 조기 마감됐다.

화천군은 이에 대한 가장 큰 원인으로 4, 5일 내린 폭설과 한파를 꼽고 있다. 남부지방 주민들이 폭설 때문에 도로 사정이 열악할 것으로 지레 겁을 먹고 방문을 연기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인근 가평군에서 열리고 있는 ‘자라섬 씽씽 겨울축제’ 영향이란 의견도 제기됐다. 가평군의 자라섬 축제는 산천어축제와 같이 9∼31일 열리는 데다 규모만 작을 뿐 비슷한 프로그램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자라섬 축제는 송어 얼음낚시를 비롯해 얼음썰매, 눈썰매, 낚시대회, 겨울 빛 광장 등이 준비돼 있다. 더욱이 가평군은 화천군에 비해 수도권과의 접근성이 훨씬 뛰어나다. 가평군에 따르면 개막일인 9일 2만5000여 명이 축제를 찾았다. 가평군은 얼음낚시 등 대부분의 행사를 무료로 운영했던 지난해에는 9일 동안 14만여 명이 방문했으나 올해는 40만 명이 찾아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화천군 관계자는 “개막일 방문객이 지난해에 비해서는 줄었지만 폭설과 한파를 고려하면 기대 이상 선전한 것”이라며 “앞으로 폭설만 더 내리지 않는다면 금세 예년 열기를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축제 규모와 인지도 면에서 차이가 많이 나 자라섬 축제의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구태 가평군 축제담당은 “얼음이 어는 기간 등을 고려하다 보니 공교롭게 산천어축제와 일정이 겹쳤다”며 “산천어축제는 워낙 유명한 축제라 신생 자라섬 축제의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