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타, 안봤나?”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월 11일 03시 00분


극장마다 만원사례… 3D 예매 2주치 동나

782만명 관람 외화 최다기록
2D로 보고 3D로 다시 보고
관련 주가 뛰고 패러디 열풍
답답한 현실, 사이버 삶에 매료


10일 오후 4시. 서울 용산구 한강로 용산CGV 극장은 관람객들로 가득 찼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영화 ‘아바타’ 때문이다. 이 극장 내 상영관 11곳 중 4곳에서 아바타를 상영했지만 오후 4시 반경 표가 대부분 매진됐다. 부부 동반으로 극장을 찾은 오점운 씨(61)는 “한 달 전에 예매했다. 주변에서 하도 ‘아바타 봤느냐’고 물어서 보러 왔다”고 말했다. 극장 측에 따르면 아바타 아이맥스(IMAX·초대형 화면 영화 상영 기법) 3D의 예매율은 97%. 극장 관계자는 “8일 오전에 14∼27일분 아이맥스 3D 예매를 받았는데 시작하자마자 예매가 끝났다”고 전했다.

○ ‘아바타 예매 전쟁’


서울 강남구 역삼동 강남CGV도 가족단위로 아바타를 보러 온 관객들로 붐볐다. 다른 영화와 달리 장년층도 많았다. 아이 셋과 함께 온 회사원 박종대 씨(45)는 “경기 용인에서 아바타 보러 서울까지 왔다. 오전에 전부 매진이어서 오후 4시 반 티켓을 끊고 시간을 때우다 왔다”고 말했다. 10일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아바타는 9일 현재 782만 명이 관람해 외화 최다관객 기록(기존 ‘트랜스포머2: 패자의 역습’의 743만 명)을 세웠다.

3차원(3D) 입체 방식으로 제작된 이 영화는 대형 3D상영관에서 봐야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는 소문 때문에 ‘예매전쟁’이 치열하다. 아바타는 아이맥스관이나 일반관에서 3D로 보거나, 일반관에서 2D로 보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전체 ‘아바타’ 상영관 560곳 중 3D상영관(아이맥스 포함)은 117곳에 불과하다. 회사원 서모 씨(46·서울 강남구 대치동)는 “2주 이상 인터넷 예매에 매달리다 간신히 표를 구했다”고 귀띔했다. 아바타 홍보대행사인 ‘영화인’의 이명진 과장은 “예매하면 적어도 2주 후에나 볼 수 있다”고 밝혔다.

○ 학부모들은 “3D가격 부담스럽다”

겨울방학을 맞아 아이들을 극장에 데려온 학부모들은 ‘가격 부담’을 호소했다. 아바타 티켓 가격은 성인 기준으로 △일반(2D) 8000원 △3D 1만3000원 △아이맥스3D 1만6000원이다. 회사원 김환수 씨(38·서울 서초구 서초동)는 10일 초등학생인 두 아들과 아내를 데리고 극장을 찾았다. 김 씨는 가격 부담 때문에 일반관에서 보려 했지만 아이들이 “3D로 봐야 한다. 친구들은 다 3D로 봤다”고 졸라 결국 3D 티켓 4장(성인 2장 2만6000원+초등학생 2장 2만 원=4만6000원)을 구입했다. 그럼에도 아바타를 여러 번 보는 사람도 많다. 대학생 박수환 씨(27)는 “2D로 보고 영상에 반해 다시 3D로 봤다”고 밝혔다.

극장 관계자들은 ‘표를 구해 달라’는 민원에 시달리고 있다. CJ CGV 이상규 홍보팀장(42)은 “‘표를 구할 수 없느냐’는 부탁이 많지만 방법이 없어 곤혹스럽다”고 털어놓았다. 암표도 성행한다. 중고장터 등 인터넷 게시판에는 ‘아바타 명당자리’ 등 암표를 판다는 글이 수십 건 올라와 있다. 암표는 1만6000원짜리 티켓이 최소 2만4000원에 팔린다.

○ 관련 주식 상승세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버락 오마바 미국 대통령 등 유명인의 사진을 이용해 영화 속 ‘나비족’으로 만든 합성사진이나 자신의 모습을 아바타로 변신시킨 사진 만들기가 확산되고 있다. 또 누리꾼들은 국회 본회의장에 앉아 꾸벅꾸벅 졸고 있는 국회의원들의 사진을 두고 ‘아바타 접속 중인 모습’이라고 소개하는 등 유머 소재로도 활용하고 있다.

산업계도 아바타 열풍의 영향을 받고 있다. 영화 흥행 후 3D 관련 주가가 상한가를 치고 있으며 아바타를 볼 때 사용하는 3D안경 보급도 급격히 늘고 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아바타 본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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