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20일 충남 서산시 대산항 현대오일뱅크 부두 앞바다에서 발생한 기름유출 사고의 규모가 당초 조사보다 크고 주변 어장에도 피해를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주변 어민들은 해양경찰과 현대오일뱅크 측이 처음 기름유출량을 잘못 계산한 데다 뒤늦게 대응해 피해가 커졌다고 호소하고 있다.
사고 지점에서 2∼3km로 가장 가까운 어장인 당진군 석문면 난지도 어민들은 “사고가 난지 이틀 만인 22일에서야 굴 채취를 하러 갔다 기름이 밀려온 것을 발견했다”며 “태안해양경찰서 등 관계기관이 사고에 대해 아무런 통보를 해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곳 어민인 방진현 씨(41)는 “난지도에서는 자연산 굴 채취와 전복 및 바지락 양식, 간자미 잡이 등을 하고 있는데 기름 때문에 굴과 전복 채취는 현재 불가능한 상태”라며 “방제 작업도 눈과 추위 때문에 올 초부터는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시 유출된 기름은 난지도와 새섬 등 당진지역 유무인도는 물론이고 경기 옹진군과 안산시 일부 도서에도 퍼져 250여 가구가 피해를 보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해경은 7일 보도자료를 통해 “당시 유출된 벙커C유가 당초 알려진 800∼1000L보다 훨씬 많은 5.9kL인 것으로 드러났다”며 “처음에는 현대오일뱅크의 신고 내용만으로 유출량을 추정했으나 사고 선박 관계자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추가로 유출된 부분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현대오일뱅크의 뒤늦은 신고도 오염 확산을 키운 것으로 드러났다. 기름유출은 당일 오후 10시 40분경 유조선 S호가 현대오일뱅크에서 벙커C유를 공급받는 과정에서 기기조작 실수로 일어났지만 회사 측은 다음 날 오전 9시 15분경 ‘부두 앞바다에 기름이 떠 있는 것이 보인다’고 해경에 신고했다.
해경 관계자는 “현대오일뱅크가 자체 방제를 하려다 실패하고 늦게 신고했는지 여부를 수사 중”이라며 “당시 기름유출 사실을 어민들에게는 알리지 못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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