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속옷 훔쳤다가 4년전 성폭행까지 들통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2월 30일 19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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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1일 절도혐의로 체포한 김모 씨(40·경기 구리시) 집을 압수수색하던 강원 춘천경찰서 형사들은 뜻밖의 상황에 아연실색했다. 남성 혼자 사는 단칸방에서 팬티 등 여성용 속옷 20여 점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절도 전과 8범인 김 씨는 올해 5~10월 19차례에 걸쳐 춘천 일대 빈집에 침입해 현금 150만 원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었다.

속옷이 나온 것을 수상히 여긴 경찰은 김 씨의 타액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DNA검사를 의뢰해 최근 나온 검사자료를 토대로 미제 성폭행 사건 현장에서 채취된 DNA와 대조 작업을 진행했다. 그 결과 2006년 1월 19일 낮 12시 반경 춘천시 효자동 원룸에서 발생한 여대생 이모 씨(당시 22세) 성폭행 사건 용의자의 DNA와 일치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에 따라 경찰은 절도 혐의로 구속 중인 김 씨를 상대로 추가 성폭행 여부를 조사한 뒤 30일 강간 혐의를 추가해 사건을 송치했다. 김 씨는 성폭행 사건에 대해 "기억이 안 난다"며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자칫 미제 사건으로 묻힐 뻔한 성폭행 사건이 과학수사로 인해 해결됐다"며 "이번 사건을 통해 범행 현장에는 증거가 남기 마련이고, 작은 단서도 사건 해결에 실마리가 된다는 사실이 입증됐다"고 말했다.

춘천=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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