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cm눈의 습격에 ‘雪雪 긴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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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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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 예보의 2배… 도심 마비
“자가용 두고 대중교통 출근을”

“함박눈이다”
27일 오후 서울 도심이 눈으로 마비됐지만 겨울 정취를 즐기려는 젊은이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날이었다. 서울 중구 정동 덕수궁 정동길에서 함박눈을 배경으로 카메라에 담는 여성이 즐거운 표정이다. 이훈구 기자
“함박눈이다”
27일 오후 서울 도심이 눈으로 마비됐지만 겨울 정취를 즐기려는 젊은이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날이었다. 서울 중구 정동 덕수궁 정동길에서 함박눈을 배경으로 카메라에 담는 여성이 즐거운 표정이다. 이훈구 기자
성탄절 연휴 마지막 날인 27일 당초 예보보다 많은 2.6cm의 눈에 서울 경기 일대가 극심한 교통 대란을 겪었다. 밤새 기온이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지면서 도로가 빙판을 이룰 것으로 예상되는 28일 출근길은 더욱 극심한 혼잡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 제설차량도 엉금엉금

27일 오후 1시 20분부터 눈이 내리기 시작해 30여 분만에 인왕산길, 북악산길, 삼청터널 등 서울시내 3곳의 교통이 전면 통제됐다. 도심은 물론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 반포로, 강남대로 등 시내 주요 도로가 눈이 내린 이후 극심한 정체를 빚었다. 서울시는 눈이 내리기 시작하
면서부터 제설작업을 시작했다고 밝혔으나 효과는 미미했다.
연휴를 맞아 도심으로 쏟아져 나온 통행 차량이 많아 출동한 제설차도 제 속도를 내지 못했고 결국 염화칼슘 살포나 눈 치우기가 원활하지 못했다. 서울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건대사거리는 평소 5분 거리였으나 이날 오후에는 1시간 넘게 걸렸다.
서울시는 이날 오후 5시까지 2.3cm의 적설량을 보였지만 교통마비 상태가 빚어지자 5cm 이상 눈이 내렸을 때 발령하는 제설대응 2단계를 발령했다. 이어 가용 공무원의 절반인 3473명과 제설장비 1200대를 동원해 대응 수위를 강화했지만 혼잡을 막지 못했다. 연휴 마지막 날에 눈까지 내려 수도권 부근 고속도로와 국도 등이 한때 극심한 체증을 빚었다. 김포공항에서도 40여 편의 제주행항공기가 지연됐다.
심각한 마비사태가 빚어지자 중앙안전대책본부는 이날 오후 7시 반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 등이 참석해 관계기관 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했다.
정운찬 국무총리는 이날 오후 8시 대책본부를 방문해 “출근길 시민 안전 대책을 세우라”고 지시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서울시재해대책본부에서 “모든 가용 장비와 인력을 동원해 출근길 불편을 최소화하라”고 지시했다.

○ 출근길은 대중교통으로
기상청은 27일 오전 11시까지도 “서울 일대에 오후 늦게나 밤부터 1cm 안팎의 눈이 내리겠다”고 예보했다. 하지만 총량으로는 예보량의 두 배가넘은 눈이 내렸다. 내린 시점도 늦은오후가 아닌 오후 1시 20분경부터여서 서울시 등 관계 기관에서 미리 제설작업에 나서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예상보다 일찍 눈이 내렸고 날이 워낙 추워 내린 눈이 곧바로 얼어붙으면서 제설작업이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예보 시점이 맞지 않아 미리 대응하기 어려웠다고 밝혔지만 강풍까지 부는 인천대교에서는 눈이 내리기 전인 이날 정오부터 염화칼슘 150t을 미리 뿌려 눈이 내린 이후에도 시속 50km 정도를 유지하는 효과를 거뒀다.
서울시는 자가용 이용을 자제하고 대중교통 이용을 당부하며 27일에 이어 28일 막차 운행시간을 30분 연장하기로 했다. 28일 출퇴근 혼잡시간대를 평소보다 30분씩 늘려 적용해 이 시간대 전철과 버스 운행 횟수를 늘리기로 했다. 방학기간 적용되던 버스 감축 운행이 전면 해제되고 개인택시 부제도 이날 하루 풀린다. 경찰청도 서울 시내 주요 지점에 경찰 4152명을 배치해 출근길 혼잡을 줄이기로 했다.

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인천=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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