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로… 승마로… ‘상주,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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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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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11만에 8만7000대
‘100년 자전거 고장’ 명성
내년 대학생 승마대회 개최
경천대 타운 등 馬산업 육성

말과 자전거 타운이 조성되고 있는 경북 상주 경천대. 낙동강 1300리 물길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꼽힌다. 사진 제공 상주시
말과 자전거 타운이 조성되고 있는 경북 상주 경천대. 낙동강 1300리 물길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꼽힌다. 사진 제공 상주시
일제강점기인 1925년 11월 경북 상주시에서 ‘조선 8도 자전거대회’가 열렸다. 지금은 친환경 교통수단의 상징으로 주목받는 자전거를 상주 사람들은 일제강점기부터 탔다. 지형이 평평한 데다 쌀과 누에, 곶감 같은 특산물 덕분에 비싼 자전거를 살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인구 11만 명인 상주에는 자동차가 4만 대가량이지만 자전거는 8만7000여 대로 집집마다 2, 3대씩 있다. 안장에 앉아 페달을 밟는 것과 느낌이 비슷하기 때문일까? ‘100년 자전거의 고장’ 상주가 이제 말(馬)의 고장으로 달릴 채비를 하고 있다.

낙동강 1300리 물길 중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상주시 사벌면 경천대 부근에는 내년 7월 완공 예정으로 국제승마장(17만 m²·약 5만 평) 공사가 한창이다. 내년 11월 열리는 ‘국제대학생승마대회’를 준비하는 현장이다.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의 주최로 열리는 이 대회에는 30개국 선수들이 참가할 예정이다. 왜군에 빼앗긴 상주성을 탈환한 임진왜란 때의 명장 정기룡 장군(1562∼1622)이 말을 타고 달리며 무예를 닦던 경천대가 400년이 지난 지금 생활 승마와 말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경천대 주변은 자전거와 말이 한데 어울려 낙동강의 가치를 높이는 공원처럼 조성되고 있다. 427만 m²(약 129만 평) 규모에 말 경기장을 비롯해 경주마 육성 등 종합승마타운이 낙동강을 따라 조성될 예정이다. 경천대 주변 낙동강을 따라 자전거 투어로드 28km는 올해 10월 만들어졌다. 올해 신설된 상주 용운고 마필관리과는 첫 신입생 정원 30명이 확정됐다. 경북대 상주캠퍼스 레저스포츠학과에도 내년에 처음으로 승마 특기자 2명이 입학할 예정이다.

지난해 11월 경북대 상주캠퍼스에 말산업연구원이 설립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권태동 원장(레저스포츠학과 교수)은 “상주는 지리적으로 전국의 중심 부분인 데다 낙동강을 따라 조성되는 기반이 뛰어나 생활 승마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라고 말했다.

상주=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 이정백 시장
“상주, 말의 도시로 새 도약”


“상주의 미래는 자전거와 말입니다.”

이정백 경북 상주시장(사진)은 14일 “자전거와 말이 쌍두마차처럼 경천대 낙동강변을 따라 달리는 모습을 날마다 떠올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시장은 “상주에서 자전거는 단순한 탈것이 아니라 생활이자 문화인 것처럼 말도 상주의 역사와 문화가 되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아름다운 상주 전역을 말이 태어나고 자라고 사람을 태우는 고장으로 가꿀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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