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 “대법원에 핵폭탄” 중학생이 협박 문자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2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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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아이리스’ 흉내”

“어…, 경찰 아저씨들이 저를 금방 찾아냈네요. 히히.”

10일 오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영통동의 한 가정집을 방문한 서울 서초경찰서 경찰관들은 순간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대법원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며 협박한 범인이 14세 소년이었기 때문이다.

서초경찰서는 ‘핵폭탄을 설치했다’며 경찰에 협박 문자를 보낸 C중학교 2학년 장모 군(14)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10일 밝혔다. 장 군은 8일 오후 4시 15분 서울지방경찰청 112지령실로 ‘대법원에 핵폭탄이 설치돼 있다. 10분 후에 터진다. 행운을 빈다’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전송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문자메시지가 접수되자 서초경찰서 경찰관, 군 폭발물 처리반, 소방관 등 80여 명이 3시간에 걸쳐 대법원 건물을 수색했다. 하지만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후 경찰은 문자메시지를 역으로 추적해 전송한 인물을 찾아 나섰다.

장 군은 경찰 조사에서 “엄마와 함께 드라마 ‘아이리스’를 시청하다가 시티투어버스에 핵폭탄이 설치된 장면을 본 후 장난 문자메시지를 보냈다”며 “TV에서 대법원 건물이 무척 커 보여 대법원에 숨겼다고 하면 쉽게 찾지 못할 것으로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또 장 군은 “경찰이 나를 얼마나 빨리 찾을지 무척 궁금했다”고 밝혔다. 장 군은 1년 전부터 정신지체 행동장애로 정신과 치료를 받아 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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