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언론자유 뒤에 숨어 왜곡 과장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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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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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국노 매도… 바위산서 뛰어내리고 싶었다”
정운천-민동석 씨 ‘광우병 보도’ 재판에 증인 출석

“PD수첩은 1시간 프로그램 동안 30군데에 걸쳐 사실을 조작 변조했다. 안전한 쇠고기를 독극물로 조작하면서 언론의 역할을 버린 채 선동의 주체로 전락했다.”

‘미국산 쇠고기의 위험성을 왜곡 보도해 쇠고기 수입 협상자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MBC PD수첩 제작진 5명을 고소한 민동석 전 농림수산식품부 농업통상정책관(현 외교안보연구원 외교역량평가단장)이 2일 이 사건 1심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PD수첩 제작진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증언 도중 울분을 참지 못한 듯 피고인석에 앉아 있던 PD수첩 제작진을 향해 “당신들은 정말 나쁜 사람들이다. PD수첩이 가장 미워하는 것은 대한민국이다”라고 말해 검찰 측이 “감정을 추스르라”며 발언을 가로막기도 했다.

PD수첩 제작진 변호인은 이명박 대통령의 미국 방문에 맞춰 정부 협상단이 성급하게 협상을 타결지은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민 전 정책관은 “오직 국익만을 위해 협상에 임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PD수첩 방송 이후 수천 통의 문자메시지와 전화 등으로 매국노로 매도됐다”며 인터넷 악성 댓글이 담긴 수백 쪽의 증거자료를 제시했다. 민 전 정책관은 “30년 동안 외교 일선에서 국가를 위해 헌신한 공무원에게는 명예가 생명이다. 나와 가족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겨 몇 번이고 바위산에서 뛰어내리고 싶었다”며 감정이 북받친 듯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다음으로 증언대에 선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도 “PD수첩은 언론의 책임은 무시한 채 자유 뒤에 숨어 왜곡 과대 허위 보도를 했다”며 왜곡 부분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그는 “PD수첩은 방송통신위원회의 사과 명령과 서울남부지법의 정정 반론보도 판결까지 무시하며 진정한 사과 한마디 하지 않고 있다”며 제작진을 처벌해 달라는 의사를 재확인했다. 두 명에 대한 증인신문은 각각 4시간을 넘겼다.

이종식 기자 be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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