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원당高, 개교 3년만에 전국독서토론 상위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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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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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만들기 캠페인… 학습동아리 인기 학생실력 쑥쑥
수준별 방과후 교실 운영해 사교육비 절감효과도 커

이공계 대학 진학을 목표로 공부하고 있는 인천 원당고 교과학습동아리 물리탐구반 1학년 학생들이 정진호 교사(서 있는 사람)의 지도를 받아 전자력을 이용해 그네의 움직임을 알아보는 실험을 하고 있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이공계 대학 진학을 목표로 공부하고 있는 인천 원당고 교과학습동아리 물리탐구반 1학년 학생들이 정진호 교사(서 있는 사람)의 지도를 받아 전자력을 이용해 그네의 움직임을 알아보는 실험을 하고 있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21일 인천 서구 원당고등학교(교장 이승호) 독서토론실. 최근 열린 2009 교보문고·숙명여대 주최 ‘전국독서토론대회’에 참가한 독서토론반 학생들이 권봉희 지도교사(36)로부터 칭찬과 아쉬웠던 점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본선 진출만으로도 여러분이 그동안 많은 공부를 했다는 증거를 보여준 거라고 생각해요. 본선에서 감정에 휩싸이지 말고 상대편과 냉철하게 논쟁을 벌였다면 좀 더 좋은 성적을 낼 수도 있었을 거예요.”

원당고 독서토론반 2개 팀(2인 1조)은 1, 2차 예선을 거쳐 32강 본선까지 진출하는 성적을 보였다. 권 교사는 “1차 예선에서만 개인의 독서능력 수준을 측정하는 ‘READ(리드) 독서력 검사’를 통해 상위 100개 팀을 가려낼 정도의 높은 경쟁률을 감안하면 처음으로 대회에 참가한 성적 치고는 괜찮은 편”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앞서 독서토론반 소속 심성희 양(17·2년)은 6월에 열린 제8회 대한민국 독서토론-논술대회에서 동상을 받기도 했다.

2006년 개교한 원당고가 도심 외곽에 위치한 신설학교라는 취약점을 극복하고 신흥 명문고로 발돋움하고 있다. 당초 12학급으로 개교할 예정이었던 원당고는 접근성이 떨어져 통학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10학급으로 문을 열 정도로 학생과 학부모로부터 외면을 당했다. 하지만 올해부터 역점을 두고 ‘교과학습 동아리’를 비롯해 ‘수준별 개방형 방과 후 학교’ 등 ‘스쿨 업! 명문 원당 만들기 프로젝트’를 추진해 호응을 얻고 있다.

교과학습 동아리는 독서토론반, 논술경시대회반, 물리탐구반, 생물탐구반, 화학올림피아드반 등 모두 18개가 운영되고 있다. 지도교사가 배치돼 매월 1회 계발활동시간에 수업이 이뤄진다. 대학 입학의 새로운 추세인 입학사정관제(학생의 모든 실적과 활동을 전체적으로 평가한 전형)에 대비한 것. 자칫 소홀하기 쉬운 계발활동 시간을 최대한 활용해 학생의 적성과 성격, 흥미에 맞는 동아리 활동을 통해 스펙(이력)을 쌓도록 돕고 있다. 동아리 활동은 철저히 체험학습 위주로 이뤄진다. 학교 측에서 대학탐방과 독서기행, 역사기행, 과학캠프, 외국어 캠프 등 다양한 동아리 지원프로그램을 펼치고 있는 것.

학부모 오미숙 씨(43)는 “아들(1학년)이 참가하고 있는 역사탐구반의 활동을 보면 다양한 이력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며 “한국사인증시험을 준비를 하는 아들의 모습을 보면서 학교에 대한 신뢰가 더 확고해졌다”고 말했다.

원당고는 또 대학 진학에 도움을 주기 위해 컴퓨터활용능력반, 중국어능력시험반, 한국사인증시험반, 생활요리반 등 수준별 방과 후 학교를 운영해 사교육비를 줄이는 데 노력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으로 원당고는 올해 전국논술경시대회, 새얼문화재단 백일장, 학생과학탐구 올림픽탐구대회, 공군참모총장배 과학대회 등 전국 규모의 학습대회에서 잇따라 수상했다.

이 학교 문서영 연구부장은 “1년 동안 시행한 명문 원당 만들기 프로젝트가 각종 대회에서 잇달아 상을 받으면서 효과를 내고 있다”며 “학부모와 지역사회로부터 원당고에 대한 호평이 들려올 때마다 교사들이 힘을 얻고 학생 지도에 좀 더 노력하겠다고 다짐을 한다”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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