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1차 관문 영어, ‘4+1’을 두루 갖춰야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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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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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심국제중 심층면접
‘2차’ 종합적성 수학-사회-과학 기본 개념을 철저히 익혀둬야
‘3차’ 인성면접 자기소개서 내용 중심으로 치밀한 사전준비를

《 청심국제중이 3일 2010학년도 합격자를 발표했다. 합격자는 전국에서 105명. 그중 66명을 뽑는 일반전형엔 총 1181명이 지원했다. 경쟁률은 17.9대 1에 이른다. 이 학교는 어떤 기준으로 학생을 선발했을까.

당락은 1차 서류전형 후 2박 3일 일정으로 진행되는 심층면접 결과로 결정된다. 영어면접, 종합적성검사, 인성면접 순으로 진행되는 심층면접은 최근 대학 및 특수목적고 입시의 핵으로 떠오른 입학사정관전형의 평가과정과 같은 맥락이다.

일반전형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합격한 김동민 군(경기 수원시 영통초 6학년), 박보성 양(경기 용인시 동천초 6학년), 조민식 군(경기 군포시 둔전초 6학년)의 청심국제중 공략기를 살펴봤다. 이들의 생생한 사례를 통해 청심국제중 합격전략을 세워보자.》
○ 영어면접 뚫기…읽고 쓰고 ‘당당하게’ 말하라

심층면접의 1차 관문은 영어면접. 주어진 영어지문을 읽고 자기 생각을 제시하는 개별면접과 집단토론으로 진행되는 단체면접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 실력에 토론능력까지 갖춰야 영어면접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다.

초등학교 3학년 때까지 아는 영어라곤 알파벳이 전부였던 박보성 양(사진)은 부족한 말하기 실력을 키우기 위해 영어토론을 선택했다. 일주일에 한 번 영어전문학원에서 진행되는 영어토론에 참여한 박 양은 수업시간에 할 말을 미리 연극대본처럼 작성해 말하기를 예습했다.

“전 해외경험이 없고 영어말하기도 유창하지 않아요. 그래서 어떤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자신 있게 말하는 발표연습을 더 열심히 했어요.”(박 양)

박 양은 준비해 간 말을 수업시간에 모두 발표하고, 귀가해서도 학원에서 배운 표현과 문장을 큰 소리로 말하는 훈련을 반복했다. 박 양은 영어면접을 준비할 때도 면접실에 처음 들어갈 때와 면접을 마치고 나올 때 할 인사말을 미리 써놓고 연습했다. 박 양의 첫 인사말은 “미래의 국제변호사 박보영입니다!”였다.

“굳어 있던 선생님들의 표정이 부드럽게 변했어요. 덕분에 떨지 않고 자신 있게 면접을 볼 수 있었죠. 면접이나 토론, 발표수업처럼 많은 사람 앞에서 내 생각을 이야기할 땐 ‘첫 문장’이 가장 중요해요. 분위기를 나에게 유리한 쪽으로 유도하기 위한 장치죠. 미리 어떤 말을 어떻게 하겠다는 치밀한 사전준비가 있어야만 준비해 간 말을 실전에서 편안하게 모두 할 수 있어요.”(박 양)

박 양은 4학년 때부터 영재학급에서 발표 및 토론수업을 했고, 2년 이상 영어토론으로 대중 앞에서 말하기 훈련을 했던 게 영어면접에 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 종합적성검사 뚫기…스스로 “왜?” 질문하고 답하라

종합적성검사엔 수학, 사회, 과학 문제가 출제된다. 올해는 한국의 산업별 수출비율에 대한 그래프를 보고 우리나라 무역의 문제점을 설명하는 문제(사회), 추운 지역일수록 한옥 처마가 길어지는 이유, 한쪽 교실에 놓아둔 난로를 켜면 교실 전체가 따뜻해지는 이유를 설명하는 문제(이상 과학)처럼 기본개념과 원리를 묻는 문제가 주로 나왔다. 사회와 수학, 사회와 과학이 통합된 사고력 문제도 출제됐다. 교과내용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가, 알고 있는 내용을 논리정연하게 설명할 수 있는가가 관건.

조민식 군(사진)은 ‘과학자들이 들려준 과학 이야기’ 시리즈와 ‘만약에 우리 역사에 이런 일이 없었다면?’처럼 호기심을 자극하면서도 기본개념에 충실한 내용이 담긴 책을 많이 읽었다.

“책을 읽으면서 중요한 내용은 노트에 메모해요.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한 뒤엔 관심 있는 분야를 깊게 파고들죠. 과학책을 읽다 화학분야에 등장하는 ‘라이너스 폴링’이란 인물이 궁금하면 폴링 박사에 대한 책을 찾아 읽는 식으로 독서를 이어나가요. 이렇게 하면 주제별로 구체적이고 세밀한 정보까지 습득하게 되죠.”(조 군)

영재교육원 선발시험 및 경시대회 대비 문제집 풀이도 기본원리와 개념을 정확히 익히는 데 도움이 됐다는 조 군의 설명.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받은 과학 영재학급 수업은 발표력 향상에 밑거름이 됐다.

“영재학급에선 새로운 내용을 배운 뒤 보고서를 작성해 발표를 해요. 가설, 실험과정, 결과를 차례로 정리하고 발표하는 연습을 충분히 했기 때문에 종합적성검사를 무난히 통과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조 군)

김동민 군도 매주 5권 이상 사회, 과학 서적을 읽었다. 김 군에겐 ‘왜 단풍이 들까’ ‘왜 토마토엔 설탕을 뿌려먹어선 안 될까’처럼 기본원리를 재미있게 풀어낸 ‘100가지 과학 1000가지 상식’ 시리즈가 특히 많은 도움이 됐다. 김 군은 “교과서에 나온 내용이나 로봇, 바이러스처럼 실생활에 관련된 내용 위주로 중요 정보를 메모해 두고 정확히 암기했다”고 말했다.

○ 인성면접 뚫기…단체생활에 대한 경험을 부각시켜라

인성면접에선 자기소개, 가훈에 대한 질문부터 ‘친구와 싸워 본 경험’ ‘기숙사 생활에 대한 견해’처럼 단체생활에 대한 학생의 적응능력을 가늠하기 위한 질문까지 다양한 문제가 나왔다.

김난희 아발론교육 평촌초등캠퍼스 원장은 “올해는 ‘큰절을 해보시오’ ‘자기 이름의 한자 뜻을 풀이하시오’ ‘평소 좋아하는 노래를 불러보시오’처럼 지원자의 허를 찌르는 요구와 질문이 많았다”면서 “자기소개서에 쓴 내용을 중심으로 면접을 준비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김동민 군(사진)은 5학년 겨울방학 때 한 달 반 동안 캐나다로 어학연수를 떠났던 경험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기숙사에서 친구와 방을 같이 쓰면서 제 중심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던 버릇을 고쳤고 친구를 배려하는 마음도 배우게 됐다고 말씀드렸어요. 단체생활에 대한 경험과 느낀 점을 구체적으로 말할 수 있어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아요.”(김 군) 박 양과 조 군은 전교 부회장 및 학급임원으로 활동했던 경험과 봉사활동 경험을 부각시켰다.

이혜진 기자 leehj0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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