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관 종사자 예방백신 접종 시작… 첫날 차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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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0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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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 “감염 걱정덜어 마음 놓여”
혹? “부작용 날라” 상담 대기

“우리 아이는 언제쯤…” 병원에 학부모 전화 쇄도

신종플루 예방 백신 접종이 시작된 27일 오전 고려대 구로병원(서울 구로구 구로동)에서 이 병원 임직원들이 줄을 서서 차례로 백신 주사를 맞고 있다. 홍진환 기자
신종플루 예방 백신 접종이 시작된 27일 오전 고려대 구로병원(서울 구로구 구로동)에서 이 병원 임직원들이 줄을 서서 차례로 백신 주사를 맞고 있다. 홍진환 기자
“예방 백신 맞으러 오신 분은 먼저 예진표 작성하시고 발열검사부터 받으세요.”

신종 인플루엔자A(H1N1) 예방 백신 접종이 시작된 27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순천향대병원 지하 강당에 설치된 접종실에는 예방 백신 주사를 맞으려는 의료진 등 병원 임직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들은 과거 계절독감 예방 백신 주사를 맞고 부작용을 경험한 적은 없는지, 백신 제조에 사용되는 달걀에 알레르기가 있는지 등을 묻는 예진표를 작성하고 발열검사를 받은 뒤 차례로 백신 주사를 맞았다.

이날은 거점치료병원 등 의료계 종사자를 대상으로 시행되는 백신 접종 첫날이라 일반인 접종자는 없었다. 평균 대기시간은 5∼10분. 점심시간을 전후로 직원들의 발길이 늘면서 한때 대기시간이 조금 길어졌지만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접종이 진행됐다. 28일까지 전 직원(1200여 명)에게 백신을 접종하는 순천향대병원은 이날 650여 명이 접종을 마쳤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날 전국적으로 이 병원을 포함해 고려대 구로병원, 국립의료원, 서울대병원 등이 백신 접종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접종실을 나서는 사람들은 대부분 “이제는 좀 마음이 놓인다”는 반응이었다. 이 병원 약제부에서 근무하는 김성은 씨(39)는 “백신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없지 않지만 백신을 맞으니 감염 걱정이 덜하다”고 말했다. 유재연 간호부장도 “최근 학생 감염자의 병원 방문이 늘면서 병원 내 신종 플루 감염 우려가 높아진 상황이어서 백신 접종이 반갑다. 나도 오전에 주사를 맞았다”고 설명했다.

서울 중구 을지로6가의 국립의료원에서도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병원 관계자는 “응급실, 신종 플루 환자 선별실 근무 의료진 등이 있는 부서에 우선적으로 접종을 했다”고 전했다. 1100여 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국립의료원에서는 이날 직원 250여 명이 백신 접종을 마쳤다. 접종 후 어지럼증이나 발열 등 부작용 발생 여부를 확인하려고 20∼30분 접종실에서 기다리는 모습도 보였다.

이 병원 신형식 감염병센터장(감염내과)은 “접종 후 발열이나 몸살 증세, 팔다리 감각 이상 등 부작용이 나타나면 상담을 받으라고 설명하고 있다”며 “아직까지 별다른 부작용 보고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전국 거점병원과 보건소 등에는 뉴스에서 백신 접종 소식을 접한 시민들이 접종 가능 여부를 묻는 전화가 하루 종일 끊이지 않았다. 국립의료원 관계자는 “자녀에게 백신을 맞히고 싶은데 언제부터 가능한지를 묻는 학부모들의 전화가 대부분이었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 권준욱 전염병관리과장은 “병원 종사자에 대한 접종은 다음 달 13일까지 끝낼 예정”이라며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하는 무료 접종은 18세 이하 소아·청소년용 백신의 임상시험 결과가 나온 뒤인 다음 달 18일경부터 시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종 플루의 기세에 불안한 시민들은 하나같이 신속한 예방 접종을 원했다. 신종 플루 의심 증세를 보이는 4세, 6세 자녀를 데리고 국립의료원에 온 오모 씨(36·여)는 “우리 아이도 감염자가 발생한 어린이집에 다니다 고열 증세를 보였다”며 “학교나 학원에서 감염이 심각한 만큼 하루빨리 아이들이 예방 백신 접종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우정열 기자 passi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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