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달 밝은 팔공산에서 詩한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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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0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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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녹색소비자연대 ‘체험 문화프로그램’ 주민들에 인기

대구 동구 파계사 부근의 한 지역 건축가 작업실에서 열린 팔공산 문화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한 시민들이 시인 문무학 씨의 강연을 듣고 있다. 정용균 기자
대구 동구 파계사 부근의 한 지역 건축가 작업실에서 열린 팔공산 문화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한 시민들이 시인 문무학 씨의 강연을 듣고 있다. 정용균 기자
“우리 주변에는 즐겨 부르는 ‘애창곡’은 있지만 늘 가까이 두고 읽는 ‘애독서’가 없는 분이 의외로 많습니다. 책을 읽어야 합니다. 독서는 미래를 예견하고 대처할 힘을 길러줍니다. 이 자리에 모인 분들에게 각자 애독서 한 권을 정하는 것을 과제로 내겠습니다.”

17일 오후 8시 대구 동구 파계사 시설지구 부근 건축가 이종호 씨(경북대 교수) 자택 지하 창작실. 문무학 시인과 함께하는 ‘달 밝은 팔공산에서 시(詩)랑 놀자’ 프로그램에 참여한 시민 20여 명이 문 시인의 강연에 귀를 기울였다. 이 프로그램은 대구녹색소비자연대가 만든 ‘팔공산 체험 문화프로그램 운영센터’가 마련했다.

참여자들은 강연에 앞서 파계사를 찾아가 문화해설사로부터 설명을 들은 뒤 30여 분간 ‘명상의 시간’을 보냈다. 어두운 산길을 걸으며 스스로를 돌아봤다. 모두 휴대전화 전원도 끄고 말하는 것을 삼갔다. 참여자인 이윤경 씨(39·여)는 “깊어가는 가을 밤 팔공산의 정취에 젖어 산길을 걸으며 침묵 속에서 ‘내 안의 나’를 느낄 수 있었다”며 “좋은 분들과 함께 보낸 훈훈한 밤으로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대구녹색소비자연대가 올해 6월부터 실시하고 있는 이 문화프로그램이 지역 주민들의 문화 갈증을 해소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매달 5회 열리는 이 프로그램은 모두 스토리가 있는 체험형으로 진행되는 게 특징. 그동안 총 28차례에 걸쳐 열린 프로그램에 시민 660여 명이 참여했다. 올해 목표(600명)를 이미 넘어섰다.

주요 프로그램은 △팔공산의 고건축물을 전문가와 함께 탐방하는 팔공산 고건축의 수수께끼 △시와 명상과 함께하는 달 밝은 팔공산에서 시랑 놀자 △팔공산 생태탐험대 △팔공산 예술가의 집 들여다보기 등이다. 또 기존 팔공산의 등산로나 차도가 아닌 잘 알려지지 않은 예쁜 팔공산 길 찾기 프로그램인 ‘팔공산 올래 갈래’ 프로그램을 통해 새 등산 코스 5곳을 찾아내는 성과도 거두었다. 이와 함께 팔공산 일대에 사는 지역 문화예술인을 탐방하는 프로그램도 인기다.

이 프로그램의 매력에 빠져 단골이 된 송준홍 씨(청구고 행정실장)는 “팔공산 예술가의 집 들여다보기 프로그램에 두 번 참여했다”며 “예술가의 삶이 어떤지, 어떻게 사는지, 또 작업실은 어떤지 궁금했는데 작가들이 직접 자신의 작업실과 안방까지 보여주었다”며 “소박하게 살아가는 작가들의 모습이 퍽 인상적이었다”라고 말했다. 대구녹색소비자연대 이창원 팀장은 “점점이 흩어져 창작활동을 해온 지역의 많은 문화예술인이 팔공산 체험 문화프로그램을 통해 하나로 네트워크가 구축되고 있는 것도 큰 성과”라며 “내년에는 더욱 알찬 프로그램을 선보여 팔공산을 지역 문화의 산실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053-985-8030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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