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당연히 할일, 하지만 아무나 못하는 孝

  • 입력 2009년 9월 24일 06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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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에 간 이식 김대현 군, 광주 청소년 대상 받아

간경화로 사경을 헤매는 아버지에게 자신의 간을 떼어준 김대현 군(17·광주 보문고 3년·사진)이 광주시 청소년대상을 받았다.

김 군은 중소기업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아버지(49)가 10여 년 전 간염 증세를 보이다 간경화로 진행돼 간 이식 말고는 회생 방법이 없다는 얘기를 듣고 아버지를 위해 간을 내놓겠다고 나섰다

▶본보 6월 25일자 A18면 참조
“부모님께 받은 몸 부모님께 돌려드린 것뿐”

자연계열 전교 5등 안에 드는 김 군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대수술을 받는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으나 아버지를 위해 수술대에 올랐다. 아버지는 “내 몸 하나 살자고 아들의 몸에 손을 댈 수 없다”고 극구 말렸으나 김 군은 “간을 주어도 건강에 아무 지장이 없다”며 오히려 아버지를 설득했다. 결국 올 6월 간 이식 수술은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아버지는 합병증으로 현재 입원 치료 중이지만 위험한 단계는 넘겼다.

김 군의 효심이 알려지면서 보문고 학생과 교직원들은 당시 1400만 원의 성금과 헌혈증 100장을 모아 김 군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김 군은 현재 통원치료를 받으며 수능 준비에 열중하고 있다. 김 군은 “자식으로서 당연히 할 일을 했을 뿐인데 뜻밖의 큰상을 받게 됐다”며 겸손해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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