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0년 한국엔 겨울이 없다”

  • 입력 2009년 9월 7일 02시 59분


■ 기후변화감시센터 보고

지구온난화 계속땐 남한 절반 아열대화
하루 최대 1000mm 비… 슈퍼태풍도 잦아질 듯

지구온난화가 계속되면 21세기 말에 남한의 절반가량이 아열대기후로 변해 겨울이 짧아지고 하루 1000mm 이상의 비를 뿌리는 강한 태풍도 잦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기상청 기후변화감시센터는 6일 내놓은 ‘한반도 기후변화 전망’ 보고서에서 “1912년경 한국의 평균 기온은 약 12도였지만 2005년에는 약 13.5도로 1.5도 높아지는 등 같은 기간 지구 평균(0.74도)보다 상승 폭이 크다”며 이같이 내다봤다.

기후변화감시센터에 따르면 이 상태로 온난화 현상이 계속될 경우 한반도에서는 태백산과 소백산 인근 내륙지역을 제외한 남부지방 전역과 경기, 충남의 서해안 지역이 아열대기후로 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해당 지역은 겨울이 매우 짧아지거나 심할 경우 일부 도시에서는 아예 겨울이 사라질 수 있다. 아열대기후는 월평균 기온이 10도 이상인 달이 8개월 이상이고 가장 추운 달의 평균 기온이 18도 이하인 기후를 말한다. 현재는 전남 목포에서 부산에 이르는 남해안 일대가 아열대 지역으로 분류돼 있다.

실제로 한국은 겨울이 계속 짧아지고 있다. 1920년대에는 겨울(최저기온 0도 이하)이 11월 하순부터 3월 중순까지 4개월 정도 지속됐지만 1990년대에는 12월 중순부터 3월 상순까지 약 3개월로 1개월 정도가 짧아졌다. 반면 여름(평균기온 20도 이상)은 1920년대에는 6월 중순∼9월 중순이었지만 1990년대에는 5월 하순∼9월 하순까지 길어졌다. 겨울이 짧아지는 현상이 계속되면 21세기 말에는 한반도 기온은 평년 평균(6.4∼16.2도)보다 약 4도 증가하고 강수량도 예년 평균(972.2∼1850.7mm)에 비해 약 17%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후변화감시센터는 또 한반도 주변 해수면 온도가 21세기 말에는 현재보다 2∼4도 높아지면서 최대풍속 초속 70m, 하루 최대 강수량이 1000mm를 넘는 ‘슈퍼 태풍’이 자주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기후변화감시센터 측은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 변화에 대비해 현재 1곳을 운영하는 기후변화 감시소를 2012년까지 3곳으로 늘리고 인공눈, 비를 내리거나 안개를 걷히게 하는 기술도 개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관영 기후변화감시센터장은 이번 연구 결과를 8일 충남 태안군 태안읍 태안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리는 ‘기후변화 녹색성장 포럼’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