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경북 ‘말 산업’이 달린다

  • 입력 2009년 6월 25일 06시 15분


내년 상주 세계대학생승마대회 개최 등 기반조성 박차

용운고에 마필관리과 설치… 사육농가들 기대감 높아

“말(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졸업생들의 진로도 밝을 것으로 봅니다.”

경북 상주시 공성면의 용운고에 내년부터 ‘마필관리과’가 설치돼 신입생 30명이 말 관리 전문가 교육을 받을 예정이다. 경북도교육청은 최근 이 학교에 마필관리과 설치를 인가했다. 장준재 교장은 24일 “학교 가까운 곳에 말 관리 실습장을 준비하고 있다”며 “말 관리 방법과 관련 용품, 유통, 목장 관리 같은 내용을 주로 교육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학과는 경북도와 도교육청의 협력으로 설치가 가능했다.

경북도가 말을 산업으로 발전시키는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말을 축산업 차원으로 육성해 농가 소득으로 연결하는 기반을 조성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내년 11월 상주시에서 열릴 예정인 세계대학생승마대회에 이어 2018년 세계승마선수권대회를 유치한다는 구상이다.

경북 지역의 말 사육은 2007년 기준으로 67곳의 농가 400여 마리에 불과하지만 앞으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전국적으로 1291곳의 농가에서 2만4000여 마리의 말을 키우고 있다. 경북도는 지난해 1월 한국마사회와 말 산업 육성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후 경주용, 승마용 말 등 산업 차원에서 육성하고 활용하는 기반을 조성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경북대 상주캠퍼스에 개원한 ‘말 산업연구원’은 말 산업화 측면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승마 및 육마(말고기) 등을 통해 말 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권태동 원장(레저스포츠학과 교수)은 “소 사육을 대체할 수 있는 축산업으로 말 사육에 주목해야 한다”며 “승마를 건전한 대중 레저로 확산시키는 한편 말 사육이 농가에 직접 도움이 되도록 하는 방안을 집중 연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 3월 한국마사회의 마분(말똥) 처리시설을 봉화군이 유치한 것도 말 산업 육성에 적잖은 도움이 된다는 것. 연간 배출되는 마분 1200여 t을 전량 처리하여 버섯재배 농가에 보급한다.

말에 대한 자치단체들의 관심이 구체화되면서 말 사육농가의 기대감도 높다. 상주시 모서면에서 말 50여 필을 키우는 장용석 유정목장 대표(47·한국내륙말생산자협회 회장)는 “말 산업이 활성화되려면 사육과 판매를 위한 기반이 탄탄해야 한다”며 “아직 농가에서 자립적으로 하기에는 힘들기 때문에 우선 정부와 지자체가 적극적인 투자를 할 필요가 있다”말했다.

경북도는 25, 26일 경주에서 말 관련 전문가와 농민 등 8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경북 말 산업 발전 생존전략 워크숍’을 연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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