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고양 ‘한류월드’ 착공 1년째 제자리

  • 입력 2009년 6월 2일 02시 59분


경제위기로 자금조달 난항… 규모 축소 검토
도로 공사는 순조롭게 진척… 사업자 “차질없다”

경기 고양시 ‘한류월드’(조감도) 조성사업이 글로벌 경제위기라는 장벽에 부딪혀 차질을 빚고 있다. 한류월드는 경기도가 한류(韓流)를 테마로 한 세계적인 복합 관광문화단지를 목표로 2004년부터 추진 중인 사업이다. 그러나 가장 규모가 큰 테마파크 건설이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착공식을 연 지 1년이 지나도록 첫 삽을 뜨지 못하고 있다.

○ 1년째 공사 시작 못해

1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도와 민간사업자인 한류우드㈜는 경기 고양시 장항동 및 대화동 일대 한류월드 1구역에 테마파크와 상업시설을 짓기로 하고 지난해 5월 30일 착공식을 열었다. 세계적인 영화배우 청룽(成龍)과 한류스타 최지우 등이 참석한 가운데 착공을 알렸지만 1년이 지난 현재까지 공사는 시작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경제위기로 금융권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한류월드 1구역 사업비는 토지매입비를 포함해 약 7000억 원. 이 중 정상적으로 추진 중인 토지매입비 부분을 빼고도 3000억 원 이상의 사업비가 필요하다.

사업비를 충당할 상업시설(4만2000m²)도 경기침체로 미분양이 우려돼 현재 사업규모 축소가 검토되고 있다.

전체 면적이 28만2352m²인 한류월드 1구역은 전체 구역(99만4765m²) 중 민간 개발 구역으로는 가장 규모가 크다. 이 중 약 24만 m² 규모의 테마파크는 한류를 주제로 드라마 및 영화 촬영시설, 애니메이션센터, 한류박물관 등 각종 엔터테인먼트 및 체험시설이 들어설 핵심 사업이다.

○ “늦어도 내년 초에는 분양”

도와 사업자 측은 실제 공사기간이 2년 정도에 불과해 2012년 5월 완공은 문제가 없다는 의견이다. 실제로 도가 추진 중인 도로 등 기반공사는 진척률이 37%에 이르는 등 비교적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경기가 나아지지 않아 테마파크 공사가 계속 늦춰질 경우 호텔 등 복합단지로 조성될 2, 3구역 공사에도 적지 않은 파급효과가 예상된다. 특히 7월부터 시작될 3구역 개발사업자 선정 절차도 차질이 우려된다. 도 관계자는 “만약 전체적으로 완공 시기가 어긋나면 문제가 있겠지만 구역마다 사업 주체가 달라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자 측은 당초 최대 규모로 설계했던 상업시설 규모를 축소하거나 분양시기를 여러 차례로 나눠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류우드㈜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 오히려 상가 분양을 시도하는 것은 무리”라며 “토지매입비 등은 정상적으로 납부하고 있어 이르면 하반기, 늦어도 내년 초 분양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류월드개발사업단 김기환 총괄기획팀장도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프로젝트들이 금융위기로 대부분 비슷한 상황”이라며 “다른 프로젝트에 비해 한류월드는 그나마 상황이 나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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