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물을 어린이에게”… 생명의 종이배 띄운다

  • 입력 2009년 5월 20일 02시 58분


30, 31일 남양주축제委-유니세프, 북한강서 물 기부 캠페인

지난겨울과 올봄 극심한 가뭄으로 강원 산간지방 등에서는 물 부족 사태가 발생했다. 제한 급수가 이뤄져 빨래와 설거지용은 물론이고 먹는 물마저 충분치 않았다. 지금은 모두 해소됐지만 당시 식수난을 겪었던 지역은 전국적으로 800개 마을이 넘고 인원도 10만 명에 달했다. 이 같은 식수난을 1년 내내 겪고 있는 인구가 전 세계에 걸쳐 9억 명에 이른다. 19일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 한국위원회에 따르면 세계 인구 약 67억 명 가운데 8억8000만 명이 안전한 물을 먹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 아프리카나 동남아시아 사람들로 이 중 5세 미만 어린이가 1억2000만 명에 이른다. 오염된 물을 먹고 콜레라나 장티푸스 같은 병에 걸려 매년 220만 명이 사망하는데 대부분 어린이다.

이처럼 마실 물이 없어 죽어가는 어린이들을 위해 이달 말 북한강에 종이배 수천 개가 뜬다. 2009 남양주북한강축제 집행위원회는 30일부터 이틀 동안 열리는 축제 때 ‘맑은 물을 어린이에게’라는 주제로 유니세프와 함께 물 기부 캠페인을 벌인다고 19일 밝혔다.

이를 위해 축제가 열리는 경기 남양주시 화도읍 북한강 야외공연장 주변에는 길이 110m 규모의 ‘희망의 강’이 설치된다. 설치작가 김언경 씨가 아크릴 등을 이용해 만든 작품이다. 여기에 남양주시 퇴계원초등학교 학생들이 직접 만든 1300여 개의 ‘생명의 종이배’를 띄울 예정이다. 축제를 찾은 관람객들도 기부금을 내고 직접 종이배를 접어 띄울 수 있다. 김종근 집행위원장은 “한국 돈 1000원이면 어린이 1명이 한 달 동안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다”며 “죽음을 각오하고 더러운 물을 마실 수밖에 없는 어린이들을 위해 이번 캠페인을 열게 됐다”고 밝혔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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