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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5월 2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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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검찰 조사 때 변호인 자격으로 입회한 문재인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전해철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은 1일 검찰 수사팀의 사전영장청구 검토 움직임에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노 전 대통령과 변호인들은 이날 하루 충분한 휴식을 취한 뒤 검찰의 신병처리 방향에 대응해 나갈 방침이다.
문 전 실장은 이날 언론과의 통화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처지에서 신병처리에 대한 생각을 말하긴 어렵지만 검찰이 신중하고 사려 깊게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를 다시 소환조사할 가능성에 대해선 “지금 권 여사에게 물어봐도 기억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고 설명이 석연치 않을 것”이라며 “권 여사가 조사를 받으러 갈 (심리적 안정) 상태가 되고 그 필요성이 납득되면 그때는 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 전 수석비서관은 “노 전 대통령이 몰랐던 내용을 조사받는 입장에서 몰랐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게 기본적으로 어려웠고 충분히 소명했다고 볼 수 없다”며 “우리가 알고 있던 사실이나 입장은 충분히 설명했지만 한계는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검찰은 파악한 사실과 그 판단에 맞춰 질문한 반면 우리는 우리 기준에 따라 이야기한 것이어서 한쪽으로 빨리 결론 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노 전 대통령은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사저를 나선 지 22시간 만인 1일 오전 5시 55분경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로 되돌아와 하루 종일 사저에서 휴식을 취했다. 돌아오는 리무진 버스 안에서 토막잠을 자긴 했지만, 꼬박 밤을 새운 셈. 노 전 대통령은 심경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곧바로 사저로 들어갔다. 발걸음은 무거웠고 피로한 기색이었다. 지지자들과 마을주민 80여 명에게는 간단한 목례와 옅은 미소로 응했다.
사저 현관에서 노 전 대통령을 맞이한 권 여사는 뜬눈으로 밤을 새운 것으로 알려졌다. 전 전 수석비서관은 “전날 노 전 대통령이 사저를 나설 때 눈물을 많이 흘렸던 권 여사가 이제 안정을 되찾았다”고 전했다.
김해=윤희각 기자 toto@donga.com